산업 기업

‘LX’가 왜 거기서…구본준 그룹, 사명 두고 국토정보공사와 갈등 커지나

국토정보공사 “LX, 우리가 10년째 사용중”

LG 사명 결정에 뒤늦게 자사 CI 이미지 출원

LG그룹이 출원한 상표(위)와 한국국토정보공사가 출원한 상표 /특허청 캡처LG그룹이 출원한 상표(위)와 한국국토정보공사가 출원한 상표 /특허청 캡처




LG그룹에서 계열분리하는 구본준 고문의 신설지주가 공식 출범도 전부터 예상치 못한 암초를 만났다. LG그룹이 신설지주의 사명을 ‘LX’로 잠정 결정하자, 10년째 영문 약칭 ‘LX’를 사용해 온 한국국토정보공사가 대응에 나선 것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국토정보공사는 지난 9일 특허청에 ‘LX’ 관련 상표를 12건 출원했다. LX홀딩스를 신설지주 사명으로 결정한 LG그룹이 이달 초부터 특허청에 ‘LX’와 ‘LX하우시스’, ‘LX MMA’ 등 100건이 넘는 상표를 등록한 것에 대한 맞대응이다.

국토교통부 산하 공공기관인 한국국토정보공사는 2012년부터 ‘LX’를 기업 이미지(CI, Corporate Identity)로 정하고 10년째 영문 약칭으로 사용해왔다. 사업명이나 간행물 등 대외 자료에서 ‘LX’를 줄곧 사용했다.



공사는 LG 신설지주가 새 사명으로 LX를 사용하는 것에 대해 당황스럽다는 입장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국토정보공사는 국가 업무를 위탁 받아 수행하는 준정부 기관인데, 민간기업이 이를 사용할 경우 국민들이 헷갈릴 수도 있고, 오랫동안 쌓아온 공사의 공신력도 떨어질 수 있다는 이유다. 이에 공사는 LG측에 이같은 우려를 전하며 LX 사명 사용 안건을 이달 주주총회에 올리지 말아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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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 지적(地籍)측량을 담당하는 한국국토정보공사는 ‘LX’의 ‘L’이 국토(Land)와 장소(Location)를, ‘X’는 전문가(Expert), 탐험가(Explorer)를 상징한다고 설명한다. 공사는 이제까지는 ‘LX 한국국토정보공사’로만 상표 등록을 했는데, LG측에서 ‘LX’를 상표로 출원하자 뒤늦게 공사도 자사의 CI인 ‘LX’ 이미지를 상표로 출원한 것이다.

구본준 LG그룹 고문 /사진제공=LG구본준 LG그룹 고문 /사진제공=LG


일각에서는 신설지주가 본격적인 계열분리 수순을 밟기도 전부터 사명을 두고 한국국토정보공사와 갈등을 빚는 상황에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다만 LG그룹 측은 다음주 중 한국국토정보공사 측과 만나 LX 상표 사용에 관해 논의할 것으로 전해졌다. 또 LG와 한국국토정보공사 모두 상표 문제를 두고 소송전을 벌이는 등 강대강 대응을 하기엔 부담 요소가 클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LG그룹에서는 경영권을 장자가 승계하고 다른 가족 일원은 계열분리 하는 전통에 따라 구광모 회장의 삼촌인 구 고문이 오는 5월 ‘LX홀딩스’를 설립하고, LG상사와 실리콘웍스, LG하우시스 등 5개사와 계열 분리할 예정이다. LG는 이달 26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LX홀딩스 사명을 포함한 지주사 분할 계획을 승인할 예정이다.

/전희윤 기자 heeyoun@sedaily.com


전희윤 기자 heeyou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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