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중국 견제 나선 첫 '쿼드' 정상회담…백신 외교 포문 열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AP연합뉴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AP연합뉴스




미국과 일본, 인도, 호주 등 4개국 협의체인 '쿼드(Quad)'가 첫 정상회담을 개최했다. 이들은 중국의 영향력 확대 저지라는 설립 목적을 증명하듯 공정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근을 강조하며, 백신 생산을 늘릴 수 있도록 자금을 지원하기로 했다.



1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 등 4개국 정상은 쿼드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번 회담은 화상으로 진행됐다.

지난 2007년 쿼드가 출범한 이후 외교장관 회담은 몇 차례 열렸지만, 4개국의 정상회담이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외신은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저지할 필요가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이 정상회담 개최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이 지역에서 미국의 동맹국들과의 협력이 중국의 성장하는 경제력과 군사력에 대처하기 위한 전략의 중심축으로 본다고 말한 바 있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AP연합뉴스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AP연합뉴스


이번 회담에서 4개국은 인도태평양에서 공정한 백신 접근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인도 제약회사가 내년 말까지 백신 생산을 10억 도스(1회 접종분) 늘릴 수 있도록 자금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앞서 파이낸셜타임스(FT)는 4개국이 중국의 백신 외교에 대응하기 위해 인도태평양에서의 백신 외교를 벌일 전략을 세웠다고 보도한 바 있다. 현재 백신 민족주의가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은 자국 제약사인 시노팜과 칸시노 바이오로직스, 시노백 바이오테크 등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을 아프리카와 동남아시아, 남미 등에 공급하며 백신 외교를 펼치고 있다. 포린폴리스(FP)에 따르면 중국은 현재까지 최소 24개국에 백신을 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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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AP연합뉴스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AP연합뉴스


이 밖에도 정상들은 백신 배포와 핵심적인 신흥 기술 협력, 기후변화와 관련된 실무그룹을 각각 만들어 전문가와 고위 관료들이 정기적으로 만나도록 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국가안보보좌관은이 실무그룹이 반도체 칩의 전세계 부족 현상과 희토류에 대해서도 조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희토류는 무기는 물론 전기차와 스마트폰 배터리 등 첨단 기술 분야에 쓰이는 필수 광물이지만, 전세계 생산량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이 수출 제한 카드를 꺼내드는 일이 종종 발생해 논란이 되기도 한다. 과거 2010년 중국과 일본 간 센카쿠(댜오위다오) 열도 분쟁 당시 중국이 수출을 사실상 중단하면서 일부 희토류의 수입 가격이 9배로 폭등해 관련 기업들이 큰 타격을 받기도 했다. 이 때문에 지난달 바이든 대통령은 반도체와 전기차용 대용량 배터리, 의약품, 중요 광물 등 4개 핵심 품목의 글로벌 공급망 강화 전략을 100일 이내에 동맹국과 협력해 마련하라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하기도 했다.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EPA연합뉴스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EPA연합뉴스


쿼드는 지난 2004년 인도양에서 발생한 쓰나미에 유기적으로 대응하고 협력하기 위해 처음 탄생했다. 이후 2007년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자유와 번영의 바다'를 주창하며 '쿼드 안보대화'라는 이름이 붙었고, 그해 9월 현 4개국 외에 싱가포르까지 참여하는 해상합동 훈련이 개최됐다.

다만 당시 쿼드는 오래가지 못했다. 2007년 말 중국에 더 우호적인 후쿠다 야스오 총리가 취임한데다, 2008년 1월에는 만모한 싱 인도 총리가 중국을 국빈 방문해 중국과 인도 관계를 최우선 순위에 두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케빈 러드 호주 총리도 중국과 관계 등을 고려해 쿼드 참여 중단을 선언하기도 했다. 이처럼 중단됐던 쿼드는 지난 2017년 아세안(ASEAN) 정상회의 기간 4개국 정상이 안보협의체 부활에 동의하면서 다시 시작됐다.

/김연하 기자 yeona@sedaily.com


김연하 기자 yeon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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