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기업

탄소중립 급한 중국의 '풍력 발전' 신기록 경신 프로젝트

지난해 설비 52GW 늘려, 2019년 대비 2배 ↑

유럽·아프리카·중동·중남미 모두 더한 것보다 많지만

2026년 이후 매년 60GW 늘려야 탄소중립 달성 가능

설치 보조금 지급도 중단... '풍력 굴기' 성공할까

중국 칭다오 풍력발전소. /연합뉴스풍력발전소. /EPA연합뉴스중국 칭다오 풍력발전소. /연합뉴스풍력발전소. /EPA연합뉴스




중국이 지난해 자국에 설치한 풍력 발전 설비를 ‘기록적으로’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석탄 발전 비중이 높은 중국이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대안을 찾기 위해 풍력 발전 ‘굴기’에 나선 모양새지만, 관건은 이 같은 기록을 매년 경신할 수 있느냐다.

세계풍력에너지협의회(GWEC)가 지난 3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석탄 발전 설비 용량을 52GW 늘렸는데, 이는 지난 2019년 대비 2배나 증가한 수준이라고 파이낸셜타임스가 18일 보도했다. 보고서는 지난해 중국 풍력 발전 시장 성장률이 GWEC 예상보다 70% 이상 웃돌았고, 유럽과 아프리카, 중동, 중남미 지역의 풍력 설비 용량을 모두 더한 것보다 중국 풍력 설비 용량이 더 컸다고 밝혔다. 특히 보고서는 “중국 설비의 급격한 증가로 동아시아가 전 세계에서 차지하는 설비 비중이 10% 가량 늘었다”면서 “동아시아 풍력 설비 가운데 중국 비중은 94%나 된다”고 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도 지난해 말 중국이 2025년에 세계 최대 규모의 해상풍력발전 용량을 갖추고, 향후 20년간 약 25배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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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타임스는 이 같은 폭발적인 성장 배경에는 중국이 2060년으로 목표 시점으로 설정해 놓은 탄소중립 달성이 있다고 봤다. 중국은 지난해 말 기준 에너지 소비 중 석탄 비중이 56.8%로 절반 이상 차지할 정도로 석탄 의존도가 높다. 따라서 탄소 배출이 적은 발전원인 원자력, 재생에너지를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쌍끌이’로 삼은 것이다. 중국 정부는 지난 5일 공개한 제14차 5개년(2021~2025년) 경제·사회 발전 목표와 2035년 장기 목표 초안에서 2025년까지 원자력 설비용량을 70GW로 늘린다는 목표를 밝혔다. 또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은 최근 공산당 간부회의에서 “경제에는 신에너지를 중심으로 한 새로운 종류의 전기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재생에너지 확대를 시사한 바 있다.

다만 ‘갈 길’은 아직 멀다. GWEC는 중국이 2060년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풍력 발전 설비를 올해부터 2025년까지 연간 50GW 이상, 2026년 이후 부터는 매년 60GW 이상을 설치해야 한다고 추산했다. 지난해 세운 신기록을 경신해야 하는 것이다.

특히 중국 재정부는 올해 초 해상풍력과 집광형 태양열 발전 등의 신규 프로젝트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중단했다. 재생에너지 설비 비중이 전체 설비 용량의 41% 이상을 차지하면서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까닭이다. 재정부는 “풍력과 태양광 발전은 보조금이 없어도 석탄 등 전통형 에너지원과 경쟁할 수 있는 수준이 됐다”고 했다.

중국 정부가 풍력 설비 확대에 집중한 나머지 ‘보조금 퍼주기’로 부채를 늘렸다는 지적도 있다. 뱅크오브차이나인터내셔널(BOCI) 리서치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풍력 및 태양광 발전 업체들에 지급한 누적 보조금은 지난 2019년 기준 2,930억위안(약 50조7,000억원)에 달한다. 정부가 보조금 예산을 연 평균 4% 늘린다면 2032년까지 부채는 1조6,000억위안까지 증가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중국 정부로서도 보조금 지급이 버거운 수준이 된 것이다. 갈길 바쁜 중국이 보조금이라는 동력 없이 풍력 확충 ‘기록 경신’에 성공할 수 있을지 우려되는 대목이다.

/조양준 기자 mryesandno@sedaily.com


조양준 기자 mryesandn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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