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에서 쿠데타 항의 시위대를 향한 군경의 실탄 발사 뿐만 아니라 무자비한 고문에 따른 희생자도 속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현지 매체 이라와디에 따르면 지난 15일 오전 11시께(현지시간) 미얀마 중부 몽유아에서 쿠데타에 항의해 파업 중인 공무원 코 툰 텟 아웅(24)이 시위에 참여하려고 집을 나섰다가 군경에 체포됐다. 이후 그가 몽유아 종합병원에 실려 갔다는 소식을 들은 가족이 면회나 전화 통화를 요구했으나, 경찰은 "가벼운 타박상을 입었을 뿐"이라며 허가하지 않았다.
17일 오후 풀려난 코 툰 텟 아웅의 눈에는 시퍼런 멍이 들어 있었고, 걷지도 못하는 상태였다. 가족들은 실신한 그를 만달레이 종합병원으로 급히 옮겼으나 병원에 도착한 후 12시간도 안 돼 머리 내부 출혈로 숨졌다. 그는 사망 전 잠시 의식이 돌아왔을 때 "무릎으로 머리와 얼굴을 가격당했다"면서 "그들은 매우 폭력적"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라와디는 그가 쿠데타 이후 시민 불복종 운동에 참여했다가 죽임을 당한 첫 번째 공무원이라고 전했다. 이라와디는 또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에서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이 이끈 민주주의민족동맹(NLD) 당원 2명이 체포된 뒤 고문을 당해 목숨을 잃었다고 보도했다. 이어 많은 다른 사람들이 구금 중 고문으로 숨졌고, 군경의 총탄에 맞아 끌려간 후 치료를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전했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해 11월 총선에서 심각한 부정이 발생했는데도 문민정부가 이를 조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지난달 1일 쿠데타를 일으켜 정권을 잡았다. 군경은 쿠데타에 항의하는 시위대를 향해 실탄을 발사해 지금까지 200명 이상의 시민이 목숨을 잃었고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박신원 인턴기자 shin01@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