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① 국채금리 통제력 의심 받는 연준...오름세 더 가팔라질 수도

[글로벌 '저금리 공조' 금가나] 커지는 시장의 의구심

② 美 여행 재개·두자릿수 경제성장 땐 인플레 더 빨라질 우려

③ 파월 "통화정책 적절" 밝혔지만 금리인상 시점도 당겨질듯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로이터연합뉴스제롬 파월 연준 의장. /로이터연합뉴스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연 2% 넘는 인플레이션을 용인할 것임을 시사하자 18일(현지 시간)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가 1.75%까지 급등하고 나스닥은 3% 넘게 급락했다. ‘아직 유동성 축소를 고려할 때가 아니다’라는 파월 의장의 발언이 나온 지 하루도 안 돼 시장이 히스테릭한 반응을 보인 것이다.



시장에서는 ‘연준의 금리 통제 능력이 의심받고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월가는 “향후 국채금리가 급격하게 오를 수 있다”며 “경제 전망을 수정하는 오는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완화적 통화정책 유지의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분석한다. 3월 FOMC가 끝나자마자 다음 FOMC를 쳐다보게 만드는 것 자체가 파월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적지 않음을 의미한다는 지적이다. 세계 최대 채권 투자회사 핌코에서 최고경영자(CEO)를 지낸 모하메드 엘 에리언 알리안츠 선임 고문은 “연준의 훨씬 나은 경기 전망과 연준의 정책 미변경, 조용한 채권시장, 이 세가지는 절대로 공존할 수 없다”며 “국채금리의 움직임은 인플레이션 리스크가 있다는 뜻”이라고 촌평했다.



①커지는 불안감…국채금리 더 갈 수 있다

연 1.75% 수익률이면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발생한 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파월 의장이 국채금리 상승에 청신호를 켰다고 보고 있다. 연준은 올해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를 넘어 2.2%까지 오를 것이라고 보면서도 국채시장에 개입할 일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문제는 시장이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점이다. 엘 에리언 고문은 “연준이 매우 어려운 상황에 있다”며 “국채금리에 대한 통제력을 잃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 월가에서는 국채금리 상승세가 더 가팔라질 수 있다는 진단을 내놓는 전문가가 적지 않다. 캐시 우드 아크인베스트먼트 대표는 최근 웹세미나를 통해 “이코노미스트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국채금리 오름세가 더 빨라 시장에 충격으로 다가오고 있다”면서도 “5월까지 지난해 기저 효과가 나타날 것임을 감안하면 국채금리가 3%가 돼도 전혀 놀랄 일이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관련기사





②5월 여행도 재개…인플레 우려 더 빨라진다

월가에서는 인플레이션 우려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백악관이 5월 중순께 여행 제한을 없애고 캐나다와 멕시코 국경을 다시 여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5월 1일 모든 성인이 백신을 맞을 수 있는 자격이 생기는 만큼 5월 중순쯤에는 여행을 재개해도 된다는 것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7월 4일까지 미국이 코로나19에서 자유로워지게 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이 경우 가뜩이나 빨라지고 있는 경기회복에 가속도가 붙을 수밖에 없다. 짐 캐론 모건스탠리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채권 투자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2분기에 두 자릿수 성장을 하게 될 것인데 이때 가서도 연준이 그동안의 입장을 유지할 수 있느냐가 문제”라며 “다음 경기 전망이 나오는 6월 FOMC가 중요하다”고 했다. 로런스 서머스 전 재무장관도 앞서 CNN을 통해 “욕조에 너무 많은 물을 붓는다면 물이 넘치기 시작할 것”이라며 인플레이션 우려를 제기했다.

③파월은 부정했지만 금리 인상 시기 앞당겨지나

파월 의장은 FOMC 회의 직후 “지금의 통화정책이 적절하다”며 장기채 매입 비중 확대(오퍼레이션 트위스트)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또 은행의 채권 보유 관련 규제 완화 연장에 대해서는 “다음에 얘기하자”며 회피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면 결국 연준이 금리 인상과 양적완화(QE) 축소 시점을 앞당길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직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인 윌리엄 더들리는 “연준은 아마도 지금의 전망보다 금리를 빨리 올리게 될 것”이라고 점쳤다. 사라 하우스 웰스파고 선임 이코노미스트도 “연준은 2023년 말까지 금리 인상이 없다고 하지만 우리의 판단으로는 2023년 중에 금리를 올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다만 아직까지는 연준이 급격한 국채금리 변동에 대응할 수단을 갖고 있다는 해석도 있다. 그러나 연준은 은행의 보완적 레버리지비율(SLR) 완화의 연장은 거부했다. 이에 따라 오퍼레이션 트위스트 카드 정도가 남아 있다는 분석이다.

/뉴욕=김영필 특파원 susopa@sedaily.com


뉴욕=김영필 특파원 susopa@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