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롬바르디 지역의 한 보건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완치자를 대상으로 실행한 설문조사에서 요리와 가사활동 질문에 대한 응답자를 여성으로 한정해 논란이 일고 있다.
18일(현지시간) 가디언에 따르면 이탈리아 밀라노의 ASST 로덴스 국립병원은 최근 코로나19 완치자의 후유증을 파악하기 위해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이 설문지에는 응답자의 에너지 수준을 평가하기 위해 쇼핑과 통화, 대중교통 이용 등 단순한 업무를 어떻게 수행하고 있는지를 묻는 항목이 포함됐다.
하지만 설문 항목 중 음식 준비와 가사 관리, 세탁 등 3가지 질문의 대상자를 '여성 전용'이라고 표시해 논란이 일었다. 롬바르디 당국은 이 설문이 성차별적이라는 논란이 일자 현재 조사중이라고 해명했다. 코로나19 완치자이자 차별반대단체의 대변인인 루카 팔라디니는 이 설문에 응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며 "차별적이며 우스꽝스럽다"고 지적했다.
가디언은 이 설문지가 지난 1969년 미국에서 만들어졌다며, 노인들이 일상 업무를 독립적으로 잘 수행할 수 있는지를 평가하기 위해 사용된다고 전했다. 설문은 사람들이 스스로 약을 복용할 수 있는지, 돈을 관리할 수 있는지 등의 능력에 대해 질문한다. 하지만 미국에서 만들어진 오리지널 버전에서는 여성만을 대상으로 하는 질문이 없다.
논란이 일자 ASST 로덴스 측은 설문을 철회했다. 병원 측은 "번역 오류가 있었다"며 "차별하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밝혔다. 병원 측은 "이번 일을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설문을 검토하고 있으며 실수가 발생한 경위를 밝히기 위한 내부 조사에 착수했다"고 덧붙였다.
/김연하 기자 yeon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