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경제·마켓

코로나에 갇힌 EU, 올 성장 전망 ‘줄하향’

코로나 재확산·백신접종 늦어져

해외 주요기관 전망치 내려잡아

모건스탠리 “여름 또 잃게 될것”

스페인·伊 GDP 3% 감소 전망

지난 20일(현지 시간) 독일 카셀에서 정부의 코로나 19 봉쇄령 해제를 요구하는 시위대가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이날 카셀에는 전국에서 2만 명이 모여 시위를 벌였다. /AFP연합뉴스지난 20일(현지 시간) 독일 카셀에서 정부의 코로나 19 봉쇄령 해제를 요구하는 시위대가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이날 카셀에는 전국에서 2만 명이 모여 시위를 벌였다. /AFP연합뉴스




해외 주요 기관들이 유럽연합(EU)의 올해 경제성장 전망치를 속속 낮추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에도 EU 각국이 다시 이동 제한 조치를 강화해야 할 만큼 ‘3차 대유행’ 조짐이 뚜렷해 경기회복이 늦춰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최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4.2%에서 6.5%로 높이며 경기회복을 자신하고 있는 것과 대조되는 모양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1일(이하 현지 시간) 코로나19 재확산과 백신 접종 지연 등의 영향으로 주요 기관들이 경제 전망치를 낮추고 있다고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네덜란드 최대 금융사인 ING의 카르스텐 브르제스키 거시경제연구부문 헤드는 이날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의 올 1분기 국내총생산(GDP) 감소 폭이 종전의 0.8%에서 1.5%로 커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브르제스키는 “기존 전망치는 EU 각국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봉쇄 조치를 이달 점차 해제할 것이라는 예상을 전제로 한 것”이라며 “그러나 현재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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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투자은행 베렌베르크의 수석이코노미스트인 홀거 슈미딩 역시 올해 유로존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4.4%에서 4.1%로 하향 조정했고 미국 모건스탠리는 최근 EU의 이동 제한 조치가 향후 수 개월간 지속될 경우 “올해 또 한 번의 여름을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스페인과 이탈리아 GDP는 최대 3% 감소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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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바클레이스는 올해 유로존 성장률 전망치를 3.9%로 종전과 같이 유지했다. 그러나 EU 내에서 이동 제한 조치가 올해 2분기는 돼야 완화될 것으로 예상하며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5.3%에서 4.3%로 1%포인트 낮춰 잡았다.

이 같은 성장 전망치 ‘줄하향’은 코로나19 재확산 우려로 EU 주요국이 봉쇄 조치를 강화하는 데 따른 것이다. 프랑스 정부는 지난 20일부터 4주간 수도 파리와 북부 지역을 대상으로 거주지 반경 10㎞ 이내 이동을 제한하고 비필수 상점의 영업을 중단했다. 최근 신규 코로나19 감염 속도가 지난해 11월 이후 가장 빨라졌기 때문이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독일의 주간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이달 초 인구 10만 명당 65명에서 지난주 100명을 넘어설 정도로 치솟자 23일 지역 지도자들을 만나 규제 강화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이탈리아는 부활절 기간인 다음 달 3일부터 사흘간 전국적인 ‘도시 봉쇄’에 들어간다. 약국과 식료품점을 제외한 비필수 상점들이 모두 문을 닫고 출근과 병원 진료처럼 반드시 필요한 외출만 허용하는 강력한 조치다. 슈미딩 수석이코노미스트는 “EU의 봉쇄 조치가 유지되면 유로존 성장률을 매달 0.3% 깎아 내리는 효과가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20일 독일과 영국을 중심으로 ‘코로나19 봉쇄를 해제하라’고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져 각국 경찰과 대치하는 ‘진통’을 겪기도 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11일 조 바이든 대통령의 서명으로 미국에서 시행되기 시작한 1조 9,000억 달러 규모의 부양 대책이 EU 경기 회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에릭 닐슨 유니크레디트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국의 경기 부양책 시행에서 오는 효과가 EU 각국의 봉쇄 조치를 뛰어넘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양준 기자 mryesandno@sedaily.com


조양준 기자 mryesandn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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