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이 연일 심화하는 가운데 중국 외교장관은 중동 순방에 나서 미국 등 서구 국가들을 겨냥해 신장(新疆)과 홍콩 인권 문제로 내정 간섭을 해서는 안 된다며 작심 비판을 쏟아냈다.
25일 중국 외교부에 따르면 왕이(王毅) 외교 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사우디아라비아 외무장관인 파이살 빈 파르한 왕자와 24일(현지시간) 리야드에서 회담을 열고 서구 국가들에 대한 불만을 직접적으로 토로했다.
왕이 부장은 이날 회담에서 "중국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주권 수호 의지를 지지한다"면서 "이데올로기와 가치관을 핑계로 사우디아라비아의 내정에 간섭하는 행위에 반대한다"고 운을 뗐다.
왕 부장은 사우디아라비아가 신장, 홍콩, 대만 등 중국의 핵심 이익과 중대한 관심사에 대해 중국을 이해하고 지지해주고 있다며 "일부 서구 국가가 거짓말에 근거해 신장 문제로 중국을 제재하는 것은 중국 내정에 대한 난폭한 간섭이자 신장 제재를 구실로 중국을 억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이런 방식은 '정글의 법칙' 시대로 후퇴하는 셈이라 전 세계가 함께 저지해야 한다고 강하게 비난하면서 "중국을 지지하는 것이 바로 유엔 헌장과 국제 공평과 정의를 지지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왕이 부장은 중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전략적 상호 신뢰가 국가 주권과 민족 존엄성, 발전권을 지키는 과정에서 더욱 강화될 것이라면서 모든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이를 위해 중국 주도의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를 사우디아라비아의 발전 계획과 접목해 무역, 투자, 5G, 인공지능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중국-아랍 국가 정상회의 등도 함께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파이살 장관은 중국과 사우디아라비아의 우호 관계가 증진되고 있다면서 "어느 국가든 자신이 발전할 길을 선택할 권리가 있으며 다른 사람의 지시가 아닌 자국민을 위해 봉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어떤 나라도 다른 나라에 대해 이래라저래라할 권리가 없다"면서 "내정 불간섭 원칙은 국제법 원칙에 명확히 있다"며 중국에 대한 지지를 분명히 했다. 그는 이어 "사우디아라비아는 중국의 내정에 대한 어떠한 형식의 간섭도 반대한다"면서 “중국과 협력해 국제 질서와 안정을 함께 지킬 것”이라며 협력 의지를 밝혔다.
/박신원 인턴기자 shin01@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