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수에즈운하의 통행을 가로막았던 초대형 컨테이너선 에버기븐호가 좌초 6일 만에 정상 위치로 돌아왔다. 전 세계 해상 물류의 12%가 통행하는 수에즈운하가 다시 열리게 되면서 글로벌 물류 대란에 따른 해상 운임 및 원자재 가격 급등, 커피·휴지 등 생필품 공급 우려 등도 진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운하에 몰려 있는 450척의 선박이 다 빠지는 완전한 정상화까지는 일주일 이상 더 필요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29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은 에버기븐호를 다시 물에 띄우는 부양 작업이 성공해 배가 정상 항로로 복귀했다고 수에즈운하관리청(SCA)을 인용해 보도했다. 에버기븐호의 엔진도 가동되고 있다고 외신은 덧붙였다.
당국은 에버기븐호가 운하를 빠져나가면 통행이 재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간 시장에서는 에버기븐호의 좌초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이후 회복세를 보이던 전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컸지만 사태 장기화는 피하게 됐다는 안도감이 흘러나왔다. 해운 정보 업체 로이드리스트는 수에즈운하가 막히면서 시간당 4억 달러(약 4,520억 원)의 손실이 발생하고 있다고 추정하기도 했다. 실제 이날 국제 유가는 1% 안팎 하락했고 중국과 일본 증시는 소폭 올랐다. 로이터는 “최악의 시나리오는 면한 셈"이라며 "조만간 발표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대형 인프라 투자 계획에 더해 세계 경제 회복 가능성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맹준호 기자 nex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