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공감] 무례한 세상을 이기는 ‘셀프 메이드 맨’





물려받은 재산 없이 일가를 이룬 자수성가형 인간을 영어로는 ‘셀프 메이드 맨(우먼)(self-made man(woman))’이라 부른다. 나를 만드는 건 셀프, 나는 이 표현을 아주 좋아한다. 부모의 정보력과 인맥, 매너가 대물림되는 세상이지만 그걸 가지지 못했다고 해서 울고만 있지 않았으면 좋겠다. 압도될 필요도 없지만 그런 것 따윈 중요하지 않다고 애써 무시해버리지도 말자. 내게 주어지지 않은 걸 아예 필요치 않은 것처럼 대하는 식의 대응이 반복되면 시니컬한 자세가 인생을 사는 전반적인 태도가 된다. 그저 담담하게 찾아서 내 근처로 길어오면 된다.(정문정, ‘더 좋은 곳으로 가자’, 2021년 문학동네 펴냄)




50만 부 베스트셀러 ‘무례한 사람에게 웃으며 대처하는 법’은 주위에 수시로 출몰하는 무례한 사람들에게 드라마처럼 대차게 따귀를 날려 주거나 사표를 집어던질 수 없는 보통 사람들을 위한 현실적인 반격의 기술을 담은 책이다. 3년 만에 신작을 펴낸 정문정 작가는 전작의 팽팽한 현실 감각을 그대로 유지한 채 보통 사람들을 위한 유용한 조언들을 건넨다. 이 책은 교육·인맥·부·기회가 그들만의 ‘벨트’로 대대로 이어지는 세상에서, 물려받거나 타고난 것이 거의 없는 사람이 ‘자수성가’하려면 어찌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이다. 좋건 싫건 세상은 이미 이렇게 돌아가고 있다. 나는 아니라며 역행하려 애써 봐도, 거대한 세상을 억지로 돌리려 해 봐도 멀미하고 토하는 건 나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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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없는’ 사람이 더 좋은 곳으로 사뿐사뿐 나아갈 수 있는 사소하고 현실적인 길들을 안내한다. 내 삶을 통째로 태우는 분노에 휩싸이지 않고 짜증과 냉소에 잠기지도 않고 울퉁불퉁한 세상을 걸어간다. 또 살아간다. 건강하게, 용감하게 그리고 담담하게. 이미 그러한 세상을 부정하지도 않고 지레 좌절하지도 않으며, 살아가면서 만들어내고 이루어낸다. 이것이 바로 ‘셀프 메이드 맨’의 자신감과 자존감이다./이연실 문학동네 편집팀장


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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