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숙 전 청와대 홍보수석. /연합뉴스참여정부 홍보수석을 지낸 조기숙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가 “선거 결과는 이미 정해졌다”며 “노무현 전 대통령의 ‘명분 있는 패배 정신’을 되새겨야 한다”고 여권에 쓴소리했다.
조 교수는 31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제 눈에는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이 이길 확률이 거의 없는데도 (여권의 행태가) 명분 없는 패배로 가는 게 보였다. 이것만은 막고 싶었다”면서 “민주당 혹은 문재인 대통령 극렬지지자들의 훈계질이 도가 넘었다”고 비판했다.
조 교수는 문재인 대통령은 다수당의 대통령이자, 사법부와 검찰의 수장을 임명하는 막강한 권력자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이 왕따라고 생각해 언론과 검찰에 의해 할 일을 못하고 있다는 분노를 가젼다면 자신의 판단력을 돌아봐야 한다”며 “노무현을 지키지 못했다는 지지자들의 트라우마는 이해하지만, 지지자의 트라우마는 지도자를 잘못된 길로 이끌 수 있다”고 경고했다.
조 교수는 현재 여권이 봉착한 위기는 오랫동안 쌓인 분노가 쌓여 있다가 폭발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특히 민생의 핵심인 교육과 부동산에서 실패한 것이 민심 이반을 일으킨 핵심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가장 공정해야 할 현 정부의 (조국·추미애 등)법무부 장관들은 국민들에게 신뢰를 주지 못했다”면서 “LH사태는 성냥불에 불과하다. 폭발할 게 폭발한 것일 뿐이다”고 강조했다.
조 교수는 “역사상 네거티브로 승리한 사례가 없다”며 명분 있는 패배를 준비하라고 당부했다. 조 교수는 “명분 있는 승리가 가장 좋지만 패하더라도 명분 있게 패해야 한다. 그래야 차후를 도모할 수 있다"는 노 대통령의 명언을 인용하기도 했다.
그는 “여기서 밀리면 끝장이라며 조국을 수호하다 지금 사태가 벌어진 것”이라며 “기권하겠다는 유권자에게 진심으로 공감하며 위로를 하고 댓글 훈계질도 그만두라”고 촉구했다.
마지막으로 조 교수는“우리 편의 부도덕에는 눈을 감다 상대의 거짓말을 비난한다고 중도층에게 먹히겠는가”라고 반문하면서 “노 대통령은 ‘농부는 밭을 탓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박진용 기자 yongs@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