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이 중국 전통 의상이라는 억지 주장에 분노한 재미 한인 고교생들이 해외에서 처음 ‘한복의 날’ 제정을 이끌어냈다.
미국 동부를 중심으로 한 청소년 단체 재미차세대협의회(AAYC·사진)는 4일(현지 시간) 뉴저지주 테너플라이가 오는 6일 매년 10월 21일을 ‘한복의 날(Korean Hanbok Day)’로 선포한다고 밝혔다. AAYC는 지난 2017년 뉴저지의 한 고등학교에서 한국계 학생에 대한 교사의 인종차별 행위에 대처하기 위해 자생적으로 결성된 청소년 단체다.
명칭에는 한복이 한국의 전통 복식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코리안’이라는 단어를 그대로 넣었고 한복도 한글 발음 그대로 ‘Hanbok’으로 표기했다. 10월 21일도 한국에서 시행되는 한복의 날과 같다. 한국을 제외한 해외에서 한복의 날이 제정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인 고교생들이 한복의 날 제정을 위해 나선 것은 중국이 김치와 한복이 중국 문화라는 억지 주장을 펴고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기 때문으로 전해졌다. 유튜브에서 김치와 한복 논란을 접한 브라이언 전(18) AAYC 대표가 온라인으로 회원들과 대책을 논의했고 한복이 한국의 문화라는 근거를 남기자고 제안했다. AAYC는 미국 정치권과 지방자치단체들이 ‘한국 한복의 날’을 제정한다면 후세에는 중국의 억지 주장을 반박하는 근거로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며 뜻을 모았다. 학생들은 미국 정치권과 지역 정치인들에게 한복의 날을 제정해달라는 청원 서한을 보냈고 마크 지나 테너플라이 시장이 처음으로 학생들의 요청을 수락했다.
지나 시장은 한복의 날 선포문에서 “한복의 기원은 기원전 2,333년 단군이 건국한 고조선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며 한복이 한국의 전통이라고 못을 박았다. 또 한복의 날을 선포하는 이유에 대해 “한인 사회의 힘과 대한민국과의 특별한 관계를 기념하기 위해서”라고 명시했다.
AAYC는 테너플라이를 시작으로 미국 내 다른 도시들을 대상으로도 한복의 날 제정을 설득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현욱 기자 hwpar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