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사고 입원실 한의원이 '호텔급 병실' 등을 내세워 환자를 유인하는 경우가 증가한 가운데 자동차보험 한방 상급병실료 청구액도 함께 치솟은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자동차보험 상위 4개 손해보험사(삼성화재·KB손해보험·현대해상·DB손해보험)에 따르면 상해급수 12∼14급 경상환자 1인당 평균진료비는 의과(병의원)가 2019년 기준으로 32만2,000원인데 비해 한방은 그 2배가 넘는 76만4,000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상급병실료가 주원인으로 꼽힌다. 교통사고 입원실 한의원을 이용하는 환자는 척추 염좌(근육 또는 인대 손상) 등 상해급수 12∼14급 경상환자가 대부분이지만 일주일 입원진료비는 200만원 안팎으로 매우 높은 편이고, 고가 입원비의 대부분은 상급병실료(1∼2인실)과 밥값이다.
자동차보험 한방 상급병실료 청구액도 치솟고 있다. 이들 4개 보험사에 청구된 상급병실료(상급병실 이용에 따른 추가 병실료)는 2019년 1분기 1억1,100만원에서 2020년 4분기 32억8,600만원으로 폭증했다. 2년도 안 되는 기간에 19배가 뛰었다. 같은 기간 의과 의원급의 상급병실료는 2억9,600만원에서 2억8,400만원으로 되레 감소했다.
최근에는 전국 입원실 한의원으로 구성된 '교통사고 입원실 네트워크'라는 신종 의료기관 네트워크도 등장해 성업 중이다. 교통사고 입원실 네트워크는 교통사고 입원실 운영 노하우를 공유하고,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공동으로 홍보·상담을 진행해 환자의 문의를 받아 회원 한의원을 안내한다.
손해보험업계는 한방 의료기관의 상급병실 마케팅 등 경상환자 진료 관행이 과도한 의료 수요를 일으켜 결국 보험료 인상 압박을 가중한다고 주장한다.경상환자를 주로 치료하는 한방 진료비가 자동차보험·공제 진료비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해 47.4%(잠정)로 절반에 육박했다. 공제를 제외한 손해보험 자동차보험만 놓고 보면 한방 비율이 52.6%로 의과를 이미 추월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일부 한의원이 호화병실 마케팅으로 불필요한 입원을 유도하고, 이 비용은 결국 전체 가입자의 몫"이라며 "2,400만 가입자의 보험료가 누수되지 않게 자동차보험 상급병실 수가 기준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현진 기자 stari@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