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어린이집 집단감염 사태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유아들이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해 힘겨운 격리 생활을 하고 있다.
7일 인천시에 따르면 지난 4일 연수구 어린이집 관련 확진자는 이날 오전 10시 현재 원생 11명, 부모·교사·지인 24명 등 35명이다. 2017~2019년생으로 만 2~4세에 불과한 아이들은 다행히 증상이 심각하지 않아 병원이 아닌 생활치료센터에 입소해 격리 중이다. 9명은 서구의 한 생활치료센터에, 나머지 2명은 중구 센터에 입소했다.
아이들은 나이가 워낙 어려 혼자 격리 생활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아빠·엄마 등 보호자 1명과 함께 센터에 입소해 2인 1실 방에서 지내고 있다. 학부모들은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았지만, 아이만 홀로 센터로 보낼 수 없어 아이와 함께 격리 생활을 하는 것이다. 부모가 직장 때문에 함께 입소하지 못한 한 가정에서는 할머니가 아이와 입소하기도 했다.
부모들은 자녀가 코로나19에 감염된 것도 딱하지만 한창 성장기에 있는 아이들에게 음식을 마음대로 먹일 수 없어 안타까워하고 있다. 아이들은 센터에서 제공하는 도시락으로 삼시세끼를 해결해야 한다.
특히 입소 첫날에는 서구 센터에서 저녁 식사로 고춧가루가 들어간 도시락을 제공해 아이가 굶었다고 보호자가 항의하는 일도 있었다. 인천시에 따르면 전날 해당 센터의 저녁 식사 메뉴는 김치 알밥, 꽃게탕, 야채 튀김, 어묵 등으로 구성됐다.
인천시 관계자는 "그동안 생활치료센터에서는 대부분 성인들이 지내다 보니 갑작스러운 아이들의 입소에 따른 식단 준비가 잘 안 됐던 것 같다"며 "도시락 업체에서 오늘부터는 어린이 도시락을 나눠주고 있다"고 말했다. 또 우유·과자·빵 등 가공식품은 택배로 받을 수 있어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있다.
무엇보다 힘든 점은 아이들이 비좁은 방에서 퇴소 전까지 열흘 넘게 지내한다는 것이다. 센터 관계자는 "갑작스러운 확진으로 아이들은 영문도 모르고 새로운 환경에서 생활하느라 스트레스가 많을 것"이라며 "입소자들이 회복에 전념할 수 있도록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집단감염이 발생한 연수구 어린이집에서는 보조교사 A씨가 지난달 19일 코로나19 의심 증상을 보인 것으로 파악됐다. 어린이집의 다른 일부 교사는 이번 집단감염 전파 경로 중 한 곳인 연수구 치킨집을 방문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방역당국은 A씨의 증상 발현일 등을 토대로 어린이집 내 감염 전파가 최소 2주 이상 이어졌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추가 역학 조사를 진행 중이다.
/박예나 인턴기자 yen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