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군용기들이 연일 대만 서남부 방공식별구역(ADIZ)을 침범하고 있는 가운데 오는 16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미일 정상회담 이후 발표되는 공동성명에 대만해협 안정의 중요성 등을 명기하는 방안이 담긴다. 미일 정상이 대중 견제를 핵심 의제로 상정하고 있음이 확인됐다는 분석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3일 미일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양국이 중국의 위협에 공동 대처한다는 내용이 포함된다고 보도했다. 구체적으로는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의 중요성’을 확인하고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가 미국의 일본 방위 의무를 규정한 미일 안보조약 제5조 적용 대상이라는 내용을 공동성명에 명기할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대만해협에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으며 일본이 실효 지배하는 센카쿠열도는 일본과 중국의 영유권 분쟁 지역이다. 미일 정상은 공동성명에서 중국 해경을 포함한 행정 조직인 해경국에 대한 우려도 표시할 것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중국은 지난 2월 해경국을 준 군사조직으로 규정하고 영유권을 주장하는 수역 내에서 무력 사용을 가능하게 하는 법을 통과시킨 바 있다.
앞서 교도통신은 미일 양국이 정상회담 공동 문서에 신장위구르와 홍콩 등 중국 인권 문제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명기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조율하고 있다고 10일 보도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대만 ADIZ에 하루에만 25대에 달하는 군용기를 띄워 역대 최대 규모의 공중 무력시위를 벌였다. 13일 대만 국방부에 따르면 전날 J-16 전투기 14대, J-10 전투기 4대, H-6K 폭격기 4대, Y-8 대잠기 2대, KJ-500 조기 경보기 등 총 25대의 중국군 군용기가 대만 서남부 ADIZ에 진입했다가 빠져나갔다. 대만 국방부가 지난해 중국 군용기 접근 상황을 매일 발표하기 시작한 뒤 최대 규모의 무력시위다.
중국은 조 바이든 행정부 들어서도 미국이 대만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자 대만 인근 해상과 공중에서 고강도 무력시위에 나서며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이달만 해도 중국군은 3일 이후 전날까지 10일 연속 대만 ADIZ에 진입했다. 이 기간에 동원된 각종 군용기만도 74대에 달한다.
/맹준호 기자 nex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