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갑작스레 창궐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클래식계에 큰 의미를 뒀던 루트비히 판 베토벤 탄생 250주년은 빛이 바랬다. 그 아쉬움을 달래기 위한 특별한 무대가 관객들을 맞는다.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젊은 연주자들로만 꾸미는 5개의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전곡 연주 시리즈, 'Five For Five' 공연이다.
지휘를 맡은 마시모 자네티 경기필하모닉 오케스트라 예술감독은 19일 기자간담회에서 "코로나19라는 비극 속에 젊은 연주자들은 설 무대를 잃어버렸다"며 "이번 공연이 앞으로 우리의 삶을 지속시키는 힘이 되어줄 것"이라고 밝혔다.
공연은 국내 클래식계를 이끌어나갈 차세대 연주자들을 관객들에게 소개하는 동시에, 코로나19로 설 곳을 잃은 신예 연주자들에게 무대를 마련해 주기 위한 자리다. 이 무대에서 피아니스트인 선율, 정지원, 윤아인, 박재홍, 임주희는 독창적인 해석과 감성의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을 선보일 예정이다.
젊은시절 베토벤의 생기가 넘치는 피아노협주곡 1번은 선율이, 음악적 유희가 돋보이는 2번은 정지원이, 작곡가로서 자신만의 어법을 찾아낸 3번은 윤아인이 협연한다. 피아노협주곡의 새로운 장을 연 4번은 박재홍, 대장정의 끝을 장식할 베토벤 최대의 역작 5번 '황제'는 임주희의 연주로 관객들과 만난다. 공연 레퍼토리는 피아노 협주곡 전곡 외에도 베토벤 프로메테우스의 창조물 서곡과 베토벤 코리올란 서곡, 베토벤 로망스 1, 2번, 베토벤 교향곡 7번 등 베토벤의 작품만으로 구성됐다.
연주에서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젊은 피아니스트들이 자신의 개성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카덴차(악곡이나 악장이 끝나기 직전 독주자의 기교 부분)다. 마시모 자네티 감독은 "연습 당시 연주자들에게 멜로디 뿐 아니라 당시 청력을 잃어가던 베토벤이 겪었을 내적인 갈등과 심리적 상태를 고려해보자고 제안했다"며 "공연에서 그의 내적인 소리를 들여다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연은 총 3회에 걸쳐 열리며 각 시리즈 당 2차례씩 진행된다. 24일 성남아트센터와 26일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첫 공연에서는 피아노 협주곡 1, 2번이, 5월1일 경기아트센터와 2일 고양아람누리에서 열리는 두 번째 공연에서는 피아노협주곡 3, 4번과 로망스 1, 2번이 각각 연주된다. 마지막 공연은 오는 5월7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과 5월8일 경기아트센터 대극장에서 피아노 협주곡 5번과 교향곡 7번으로 꾸며진다.
/최성욱 기자 secre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