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최저임금 인상보다 청년 일자리 확대가 더 시급하다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최저임금 논의가 시작됐다. 최저임금위원회는 20일 1차 전원회의를 갖고 내년에 적용될 최저임금 심의에 들어갔다. 민주노총은 이날 전국에서 동시 기자회견을 열어 현재 8,720원인 최저임금을 14.6% 올려 ‘1만 원 이상’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동계에서는 올해 최저임금을 최소 6.2%(시급 9,260원) 올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반면 경영계는 코로나19로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며 최소한 올해 수준으로 동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세운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직후 최저임금 1만 원의 대선 공약 실현과 소득 주도 성장을 내걸고 최저임금을 급격하게 올렸다. 2018년 이후 3년간 최저임금 인상률이 32.8%에 달해 주요7개국(G7)보다 1.4~8.2배나 높다. 올해에는 인상률이 1.5%로 낮아졌지만 2018년과 2019년에 16.4%, 10.9%씩 대폭 올렸기 때문이다. 최저임금 과속 인상은 과도한 인건비 부담을 가져와 일자리 감소와 자영업 몰락 사태를 초래했다. 2018년 최저임금 인상으로 29만 9,000~34만 7,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는 민간 기관의 연구 결과는 이를 뒷받침한다. 경제성장과 생산성 향상을 무시한 최저임금 대폭 인상은 외려 청년 일자리를 빼앗는 역풍을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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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경제는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어느 때보다 엄중한 상황을 맞고 있다. 노동계는 무조건 대폭 인상을 요구하기에 앞서 지난해 0.5%에 그쳤던 물가 상승률 등 경제 현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인상률 수치에 집착하기보다 최저임금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는 제도 개선이다. 업종과 기업 규모에 따라 최저임금을 차등 지급하게 함으로써 경영 환경에 따른 부담을 줄여줄 필요가 있다. 올해 최저임금 논의가 예년의 노사 간 소모전에서 벗어나 경제를 살리고 청년들의 눈물을 닦아주는 계기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논설위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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