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경주시가 자체 개발한 ‘물정화 기술’(GJ-R)이 동남아와 중남미 시장에 잇따라 진출하며 ‘수출 효자’로 부상하고 있다. 국내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수처리 기술을 해외에 수출하는 사례여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는 평가다.
16일 경주시에 따르면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이 주관한 ‘콜롬비아 이동형 급속 정수처리사업자 공모’에 수처리 전문기업 글로리엔텍과 경주시가 공동으로 선정됐다. 환경산업기술원은 미주개발은행(IDB)과 협력해 개발 도상국을 대상으로 환경사업을 추진하는 등 국내 우수 환경기업을 발굴해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환경부 산하기관이다.
경주시와 글로리엔텍은 콜롬비아 라과히라주에 하루 100톤을 처리할 수 있는 규모의 이동형 정수장치를 설치할 계획이다. 사업기간 약 8개월에 총사업비 4억 원 규모다. 정수장치가 설치되면 콜롬비아 소규모 마을 3곳에 식수가 공급된다. 콜롬비아 북쪽 끝에 있는 라과히라주는 건조지대로 최근 몇 년간 가뭄으로 식수 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곳이다.
GJ-R은 미세거품과 오존을 이용해 짧은 시간 안에 오염된 물을 정화하는 기술이다. 경주시 에코물센터 소속 수질연구실이 수년에 걸친 연구 끝에 개발했다. 시는 이번 공모사업 선정을 계기로 콜롬비아 현지에 GJ-R 기술을 적용한 정수장치를 70곳으로 확대 설치하는 등 식수 및 위생사업 진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앞서 시는 지난해 6월에도 하루 100톤을 처리할 수 있는 규모의 정수장치를 베트남 하노이시에 수출했다. 시는 수처리 기술의 민간 이전 및 수출을 통해 최근까지 3억 원 이상의 특허료 수익을 확보했으며 수출 확대에 따라 추가 수입도 예상된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이번 수처리 기술의 중남미 수출을 통해 경주의 국제적 브랜드 경쟁력을 높이고 재정 수익 창출에도 도움이 되도록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경주=손성락 기자 ss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