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용적 성장과 삶의 질 개선을 위한 혁신생태계 조성, 참여와 협력의 사회 연대와 민·관 파트너십 구축, 예견력과 대응력 중심의 정책 과정 설계, 위기 극복과 회복력(resilience)을 위한 새로운 정부조직과 거버넌스 구축. 지난 1월 발표된 경제협력개발공동체(OECD) 보고서는 코로나19 이후 선진국 정부가 해야 할 방향을 이같이 전망했다. 미래 예측인 동시에 선진국이 가야 할 길을 제시한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정부는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수준의 혁신 과제에 직면할 것이라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한국은 코로나19 대응 과정을 통해 국제사회에서 스마트파워 자산을 구축해 왔다고 볼 수 있다. 우리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보여준 숙의를 통한 이해관계 조정과 주도적인 시민참여, 문화를 통한 치유, 사회적 연대를 통한 행동 변화 캠페인은 많은 국가에 큰 교훈과 감동을 주는 한국의 대표적인 상징체계가 됐다. 블룸버그는 한국을 호주와 함께 ‘경제 위기 상황에서 보기 드문 회복력을 보이는 국가’라고 평가했다.
?국가 홍보 전략의 관점에서 보면 국제사회에서 높아진 위상에 걸맞은 국가 이미지와 정체성을 개발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졌다고 할 수 있다. 코로나19 이후 선도국 이미지와 스마트파워를 강화하기 위한 국가전략 차원의 도전과제는 무엇일까.
첫째, 국제사회가 공감할 수 있는 의제 설정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데이터와 합리적인 근거에 기반한 정책 결정 과정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국제사회의 핵심 이슈와 의제들을 조기 포착해 공감과 공명의 국제 소통이 가능하도록 해외 전문가 집단과 토론하는 글로벌 수준의 정책소통 플랫폼을 구축하는 게 필요하다. 미래 세대와 국제적 담론을 형성하고 정책 내러티브를 함께 만들 수 있는 혁신 플랫폼을 개발하는 것이다.
둘째, 정부 부처, 연구기관, 기업, 스타트업, 시민사회단체 등이 연대하고 협업할 수 있는 정책 플랫폼을 구축하고 국가 차원의 해외 소통과 국제개발협력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영국 정부의 정책 홍보를 총괄하는 기관인 ‘정부 커뮤니케이션 서비스(GCN)’가 좋은 예라고 할 수 있다. GCN은 국내 공공소통 성과를 국제 협력 사업으로 확대시켜 영국 사회의 우수성을 입증하고 각인시키는 전략을 수행하고 있다.
셋째, 한국의 국가 이미지와 국제적 위상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나갈 수 있는 개방형·통합형 지식생태계를 구축해야 한다. 일반인 뿐만 아니라 여론주도층, 싱크탱크, 학계 전문가, 언론 등 전문가를 대상으로 체계적이고 심층적인 지식 콘텐츠와 정책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다.
코로나19 이후의 가치 체계와 국가 차원의 도전 과제에 대한 해답을 올해 설립 50주년을 맞는 해외문화홍보원(KOCIS)을 통해 도출해 보고자 한다. 올해 상반기 위 과제들에 대한 실행 방안 연구를 거쳐 하반기에는 해외 주요 싱크탱크들이 참여하는 국제포럼을 개최할 것이다. 국가 해외 홍보 전략을 논의하는 담론의 장이 될 국제포럼은 올해를 시작으로 매년 개최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