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금융지주에 순이익의 20% 이내로 배당할 것을 권고한 조치가 6월 말로 종료된다. 추가 연장 가능성이 적어 금융지주들이 하반기에 중간 배당에 나설지 관심이 쏠린다.
30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가 은행권 배당성향(배당금을 당기순이익으로 나눈 것)을 20% 이내로 제한하라고 한 권고안의 효력은 다음 달 30일까지다. 금융위는 지난 1월 정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은행 및 은행지주 자본관리 권고안’을 의결한 바 있다. 은행권이 코로나19에 대응해 배당을 줄여 충격 ‘방파제’를 쌓아야 한다는 판단이었다. 당시 금융감독원은 외환위기(경제성장률 -5.1%)보다 더 큰 강도의 위기 상황을 가정해 시나리오별 충격을 견딜 수 있는지를 평가하는 스트레스 테스트를 진행하기도 했다.
현재 금융당국은 조치 연장 여부 필요성에 대한 의견을 조회하고 있지만 올해 초와 달라진 경제여건 등을 고려할 때 그대로 종료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한국은행이 올 우리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4.0%로 높이는 등 경기 반등 기대감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스트레스 테스트를 거쳐 6월 말 이후 은행에 대한 배당 및 자사주 매입 관련 규제를 풀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예상대로 배당 제한 조치가 풀릴 경우 금융지주들은 하반기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금융지주들은 지난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당국의 권고를 수용해 배당성향을 20%로 낮추면서도 이른 시일 내에 중간·분기 배당 등을 통해 주주가치를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주총에서 “정관에 중간배당은 이미 허용돼 있다”며 “최근 금융주에 대한 주주들의 기대 등으로 분기 또는 반기별로 배당을 공급할 필요성이 커진 것을 인식하고 있다"고 했다. 신한지주도 3월 주총에서 중간배당 뿐 아니라 분기배당도 가능하도록 정관을 변경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조용병 신한지주 회장은 당시 “주주가치 측면에서 기대에 못 미치고 있음을 경영진 모두가 가슴에 새기고 있다”며 “적극적 주주환원 정책으로 주주가치를 높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KB·신한·우리금융지주는 지금까지 중간배당을 한 적이 없으며 하나금융지주만 매년 중간배당을 계속해왔다.
/이태규 기자 classic@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