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경을 생각하는 뉴스레터 '지구용'에 게재된 기사입니다.[구독링크]
에디터는 똥손이에요. 종이접기, 청소, 다꾸, 집꾸, 기계 수리…손재주가 없어 안 하다 보니 더 못하게 됐어요. TMI부터 푸는 이유는 누구라도 친환경 샴푸바와 치약을 만들어 쓸 수 있다는 희망을 드리고 싶어서예요.
5월의 어느날 저녁, 에디터는 똥손 특유의 초조함을 안고 서울 망원동 알맹상점을 찾아갔어요. 알맹상점의 플라스틱 프리 워크샵 중 ‘욕실편’을 미리 신청해뒀거든요. 워크샵의 목적은 이거예요. 친환경 샴푸바랑 치약을 직접 만들어 보고, 각자 가져온 용기나 종이포장지 같은 데 담아서 잘 쓰기. 미세플라스틱이나 화학제품을 걱정할 필요가 없고 쓰레기도 생기지 않아요.
알맹상점에 도착했더니 오늘의 작업을 위한 재료와 도구가 이미 가지런히 테이블에 놓여 있었어요. 한 장짜리 설명서에는 낯선 재료들의 이름과 만드는 법이 정리돼 있었어요. 잠시 겁을 먹었지만 알맹상점 운영자 분들의 설명을 듣고 나니 한결 눈에 잘 들어오더라구요.
재료는 모두 천연 재료라 보존제가 없고 미세플라스틱도 거의 없대요. 보존제가 없으니까 유통기한이 짧죠. 쟁이지 않고 필요한 만큼만 만들면 돼요. 만드는 법은 에디터가 느끼기에도 초간단! 가루 종류를 정해진 용량만큼 넣고 잘 섞은 다음 액체류 종류를 또 넣고 섞어서 잘 반죽하면 끝이었어요. 정말 너무 빨리 끝나서 사진 찍는 것도 깜빡할 만큼요.
치약도 가루-액체 순서로 잘 섞어주면 끝이었어요. 숯이 치아 건강에 좋다니까 천연 가루는 숯을 택했는데, 섞을 때 과히 예뻐 보이진 않았어요. 마치 지옥의 진흙탕 같은 비주얼.
너무 쉽게 만들어져서 얼떨떨한 에디터. 하지만 에디터의 능력 덕분이라기보단 중간중간 만드는 과정을 체크해 주시고 각종 꿀팁(feat. 다년간의 경험)을 아낌없이 공유해 주신 알맹상점 운영자님들 덕분이라는 사실! 샴푸바 재료에서 에센셜오일·천연가루를 빼면 반려동물용으로도 쓸 수 있다거나, 어린이용 치약엔 덴탈실리카를 늘리고 베이킹소다를 줄여도 된다는 등의 생생한 팁을 얻을 수 있엇어요.
완성된 샴푸바와 치약은 미리 잘 씻어간 통조림병, 반찬통에 담아서 가져왔어요. 쓰레기 없는 하루가 된 것 같아 뿌듯했어요.
직접 만든 치약과 샴푸바, 사용 후기도 궁금하시죠? 치약은 귀가하자마자 써봤어요. 처음에는 맛이 좀 이상하게 느껴졌지만 거부감을 느낄 정도는 아니었고, 그나마도 곧 익숙해졌어요. 보통 마트에서 파는 치약보다는 짠 맛이 두드러지더라구요. 그리고 거품은 보통 치약과 비슷한 정도로 났어요. 샴푸바는 거품이 조금 덜 나긴 했지만 크게 불편하진 않았어요. 다만 공장제 비누보다는 물러지기가 쉬우니까, 비누망에 넣어서 걸어놓는 등 그때그때 잘 말려 쓰는게 중요할 것 같아요.
/팀지구용 use4us@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