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성추행 피해 사실을 신고한 뒤 상관의 회유와 협박에 못 이겨 극단적 선택을 한 공군 여성 부사관의 비극과 관련해 안타까움을 표했다고 청와대가 2일 밝혔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오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문 대통령은) 부사관의 극단적인 선택과 관련해 굉장히 가슴 아파하신다”고 말했다.
다만 별도의 지시는 없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어제 서욱 국방부 장관도 김부겸 국무총리의 철저한 진상조사 관련 지시를 받았고 하기 때문에, 특별한 지시나 말씀을 하시지는 않았지만 일어나서는 안 되는 상황에 대해서 깊이 인식하고 계시다”고 했다.
지난 1일 공군과 유족 측에 따르면 충남 서산의 한 공군부대 소속 이모 중사는 올 3월 선임 부사관 장모 중사의 압박에 회식에 참석했다가 귀가하는 차량에서 성추행을 당했다.
이모 중사가 피해 사실을 밝혔지만 그는 오히려 합의를 종용 받고 “살면서 한번 겪을 수도 있는 일”이라는 모욕적인 발언을 들어야 했다. 이모 중사는 전출을 요청해 근무지를 옮겼지만 결국 극단적 선택을 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전날 서욱 국방부 장관과 전화통화를 하고 조직적인 2차 가해 의혹을 철저히 수사하고 관련자에 대해서는 엄중하게 조치하라고 지시했다. 서 장관은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이번 사건을 공군에서 국방부 검찰단으로 이관해 수사할 것을 지시했다.
국방부 검찰단은 이날 공군 여성 부사관을 성추행한 혐의를 받는 선임 부사관 장모 중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밤이나 3일 새벽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허세민 기자 semi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