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차기 당권에 도전하는 나경원 후보가 토론회에서 울컥한 모습을 보인 이유에 대해 “갑자기 가족이 생각났다. 미안함, 그리고 정치의 비정함이 잠시 저를 힘들게 했다”고 9일 밝혔다.
나 후보는 이날 오전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당원들께서) 어제 토론회 도중 제가 잠시 울컥했던 모습에 다소 놀라셨나 보다. 억울함이나 섭섭함 때문은 아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나 후보는 “그러나 이제 저는 웃을 수 있다. 국민의힘은 이미 이겼고, 대선 승리로 가는 그 길이 열렸기 때문”이라 힘주어 말했다.
전날 국민의힘이 주최한 토론회에서 주호영 후보는 나 후보의 지난 2019년 ‘패스트트랙 3법 저지 투쟁’을 거론하며 “목소리 높이고, 머리띠 매고, 삭발, 단식하는 것이 아니라 선거에 이기는 것이 중요한 것”이라 비판했다. 이에 나 후보는 “저는 그 자리에 있을 때 책임을 다했기 때문에 문재인 정부로부터, 민주당으로부터 정말 무한한 핍박을 받았다”며 “제가 그렇게 프레임에 맞고, 욕설을 당할 때 보호해주셨는가”라며 눈물을 보였다.
나 후보는 SNS에서 “(전당대회가) 다소 과열되는 양상도 보였던 것 같다”면서도 “철저한 상호 검증이 더 강한, 더 정당한 당 대표를 만든다. 정권교체를 이뤄낼 당 대표를 뽑는 엄중함도 컸다”고 평가했다. 이어 “오늘만큼은 서로에 대한 거친 공세와 설전보다는, 정책과 비전을 중심으로 한 진지한 토의를 보여드렸으면 한다”며 “경쟁에서 화합으로 넘어가는 길목”이라 강조했다.
나 후보는 “전당대회가 끝나고 나면, 우리는 언제 그랬냐는 듯 서로 포용하고 선출된 당 대표에게 적극 힘을 실어줘야 할 것”이라며 “그것이 야권 대선주자들을 모두 하나로 모으는 통합의 첫 단추가 되어줄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당 대표 후보들 간 마지막 토론회는 KBS 주최로 이날 밤 10시50분부터 진행된다.
/김남균 기자 south@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