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혼돈의 화학株…외국계 "팔아라" 국내 증권사 "더 간다"

전일 JP모건 이어 골드만삭스까지

"상반기가 수익 고점…마진축소 위험"

하나금투 "감에 근거한 주장" 반박

극과극 전망에 투자자들 갈팡질팡

충남 서산에 위치한 롯데케미칼 대산공장/제공=롯데케미칼충남 서산에 위치한 롯데케미칼 대산공장/제공=롯데케미칼




외국계 증권사들이 최근 2주간 국내 대표 화학주 3곳에 대해 잇따라 매도 보고서를 내놓으면서 투자 심리를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 이들은 상반기 전례 없는 수준의 수익이 지속 가능하지 않으며 당장 하반기부터 실적 둔화가 시작될 것을 근거로 차익 실현을 주장했다. 반면 국내 증권사는 “막연한 감(感)에 근거한 설득력 없는 주장”이라고 정면으로 반박하면서 외국계 대비 3배 이상 높은 목표 주가를 유지했다.

1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롯데케미칼(011170)은 전일 대비 2.20% 하락한 26만 7,000원에 거래를 끝냈다. 금호석유(011780)는 이날 1.70% 상승해 20만 9,500원에 거래를 마쳤지만 전일 낙폭(7.62%)을 되돌리기에는 한참 부족했다. 이날 금호석유의 공매도 거래 대금은 55억 원 규모로 지난 8일 대비 4배 가까이 늘었다.





최근 화학주가 고전하는 배경에는 외국계 증권사의 혹평이 있다. 이날 골드만삭스가 롯데케미칼에 대한 투자 의견을 ‘매도’로 내리고 목표 주가도 이날 종가 대비 17.6% 낮은 22만 원을 책정했다. 주된 이유는 상반기 폭발했던 수요가 줄면서 더 이상의 이익 팽창이 불가능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는 롯데케미칼 수익의 절반을 담당하는 범용 플라스틱(PE/PP) 과잉 공급과 원유 값 상승 여파로 인한 나프타 가격 인상에 대해 걱정했다. 골드만삭스는 “현재 롯데케미칼는 마진 축소 위험이 과소평가됐다”며 “올 2분기와 하반기 영업이익이 현재 컨센서스보다 각각 15%, 42% 낮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전일에도 JP모건은 금호석유를 두고 “올 상반기가 수익의 고점이 될 것이며 매년 4,000억 원 이상의 투자 집행으로 순이익도 줄 것”이라며 투자 의견(비중 확대→비중 축소)과 목표 주가(34만 원→18만 원)를 동시에 내린 바 있다. 지난달 26일에는 크레디트스위스(CS)가 LG화학의 목표가를 반토막 낸 보고서를 내는 등 최근 2주 새 화학주에 집중된 외국계 증권사의 매도 보고서가 3건이나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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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화학주가 너무 싸다고 목소리를 내온 국내 증권사는 지지 않고 이들을 쏘아붙였다. 금호석유의 적정 주가로 60만 원을 내건 윤재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발간해 반론을 펼쳤다. 우선 실적 피크아웃 공포에 대해서는 말레이시아 장갑 업체를 예로 들면서 가격 협상력을 업체 측이 쥐고 있기 때문에 마진 하락 압력을 방어할 수 있다고 봤다. 또 밸류에이션 축소 우려에 대해서는 올해 기준 금호석유의 주가수익비율(PER)이 3.2배로 경쟁사 Nantex(9.4배)의 3분의 1에 불과해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반박했다. 윤 연구원은 “(코로나19의 수혜를 입었던 제품의 수요 감소가 있을 수 있지만) 병목 현상이 완화되고 페인트 수요가 강세라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며 “현 상황에 대한 명확한 해석이 없는 감에 근거한 주장을 경계해야 한다”고 밝혔다.

국내외 증권사가 상반된 전망을 내놓자 투자자들은 갈팡질팡하면서 외국계 증권사가 공매도를 위해 의도를 품고 보고서를 내는 것 아니냐는 의혹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한 증권사의 화학 섹터 연구원은 “국내 증권사가 목표 주가를 내려도 공매도를 위해서라는 성토가 나온다”며 “특정 이해관계를 위해서 보고서가 나온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라고 말했다.

/이승배 기자 bae@sedaily.com


이승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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