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건물 붕괴 사고로 1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광주 동구 학동 4구역 재개발사업에 조직폭력배 출신 인사가 개입했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조합이 "모르는 일"이라며 선을 그었다. 학동 4구역 재개발사업조합 관계자는 14일 연합뉴스에 "해당 인사는 (사업 관리 업무를 맡은) 정비업체의 지분을 가지고 계셨던 분"이라며 "폭력조직 출신인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해당 인사는 2018년 10월께 학동 4구역 재개발사업조합 고문 자격으로 언론 취재에 응한 이력이 있다. 조합 관계자는 해당 인사의 고문 활동 이력에 대해 "정비업체 고문이었는지 조합 고문이었는지 저는 모르는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조폭 출신 인사가 재개발사업에 관여했다는 의혹은 우리도 언론 보도를 통해서 알았다"며 "학동 4구역 재개발사업에서 그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모른다"고 말했다.
조합이 선정한 석면·지장물 철거 업체인 다원이앤씨가 백솔건설에 불법 재하도급을 줬다는 경찰 수사상황에 대해서도 이 관계자는 조합과의 관련성을 부정했다. 그는 "조합은 철거업체 선정 과정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없다"며 "조합은 결과만 바랄 뿐이지 어떻게 진행하는지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 조합 관계자는 "2018년 2월 다원이앤씨와 조합이 석면과 지장물 철거 계약을 맺은 건 사실"이라며 "공개 입찰을 통했고 조합원 총회를 거쳐 제안된 최저가보다 좋은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그는 "계약은 2018년 10월 25일 임기가 끝난 전 조합장이 진행했다"며 "입찰 절차에서 3배수까지 후보 업체를 정했다"고 덧붙였다.
광주경찰청 수사본부는 학동 4구역 재개발사업 공사 수주 과정에 조폭 출신 인사가 개입했다는 의혹에 관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다. 조직폭력배 관리 대상에 오른 특정 인사는 학동을 주 무대로 활동하면서 재개발사업 등 각종 이권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해당 인사는 2007년 재개발, 재건축 용역이나 대행업을 하는 업체를 설립한 뒤 아내에게 운영을 맡겼는데 이 업체를 통해 조합이 시공사와 철거업체 선정 등을 할 때 배후에서 관여했다는 소문이 재개발 구역 주변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그를 거치지 않으면 재개발 공사를 수주할 수 없었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경찰은 이러한 소문이 일파만파 퍼져나가자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박신원 인턴기자 shin01@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