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대표가 19일 경기도 이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현장에서 순직한 김동식 구조대장을 추모했다. 이들은 관련 화재 방지를 위한 정치권의 노력을 약속했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소방관 출신인 오영환 의원 등과 함께 경기 하남 마루공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김 구조대장의 빈소를 찾았다. 송 대표는 장례식장 방명록에 “우리 사회를 지켜낸 영웅, 영원히 기억하겠다”고 적었다. 송 대표는 조문 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김 대장이 남겨준 숙제도 해결하겠다. 대형 화재의 가장 큰 원인은 건축 비용을 아끼기 위해 화재에 매우 취약한 우레탄폼과 샌드위치 패널을 광범위하게 사용하는 것”이라며 “화재 안전대책 법안이 아직도 국회 행안위에서 심사중”이라 지적했다. 이어 “김 대장처럼 앞서간 이들의 죽음에서 배워야 한다. 정치가 더 빨리 움직여야 한다”며 “이토록 죄스러운 일이 반복되는 걸 막아야겠다”고 다짐했다.
김진욱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6월 국회에서 (화재 안전대책의 현실화를 위한) 법안을 반드시 처리해서 더 이상 후진국형 화재 사고로 인해 국민과 소방관이 희생되는 일이 없도록 여야가 함께할 것을 제안한다”고 강조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SNS를 통해 “김 대장의 명복을 빈다”며 “스프링클러 등 초기 진화설비가 기준에 맞게 동작했는지 등이 밝혀지면, 가연성 포장재가 많고 진화를 위한 소방 장비가 진입하기 어려운 물류창고 등에 대해 새로운 화재 설비 기준이 필요한지를 고민해보겠다”고 적었다. 황보승희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내고 “여전히 물류창고에서 대형화재가 반복되고 있다는 점에서 사전에 대비할 수 있었던 점은 없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며 “가연성 물질이 많다는 점, 방화구획이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 그리고 특성상 스프링클러 작동이 어려울 수 있다는 점 등 물류창고 특성에 맞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이날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과 함께 김 구조대장의 빈소를 방문할 예정이다. 김도읍 정책위의장·정미경 최고위원 등이 동행한다. 김기현 원내대표와 추경호 원내수석부대표 등 원내지도부는 오후에 빈소를 찾을 계획이다.
한편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10시49분께 물류센터 지하 2층 입구에서 50m 지점에 숨져 있는 김 구조대장을 실종 47시간 만에 찾았다. 김 대장은 지난 17일 인명수색을 위해 현장에 투입된 뒤 20분이 채 지나지 않아 철수하라는 무전을 받고 맨 뒤에서 동료들의 탈출부터 도왔다. 다른 대원들은 오전 11시 45분께 모두 탈출에 성공했으나 김 구조대장은 끝내 빠져나오지 못했다.
/김남균 기자 south@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