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정부의 국방 예산이 올해 러시아를 추월한 가운데 2~3년 내 일본까지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정작 주변의 군사 강국뿐 아니라 북한의 군사 위협을 억지하기 위한 안보 역량 곳곳에서 허점을 보여 국방비 운용의 비효율성이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1일 국방부에 따르면 내년도 국방 예산을 올해(52조 8,000억 원) 대비 5% 늘린 55조 7,000억 원으로 편성하는 방향으로 재정 당국과 협의를 벌이고 있다. 평균 5% 수준의 국방 지출 증가율이 계속되면 3년 후인 오는 2024년에는 국방 예산이 사상 처음으로 60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인다. 내년 예산안이 확정될 경우 우리 국방비는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러시아(2019년 기준 국방 예산 세계 9위)를 넘어서고 향후 2~3년 내에는 일본(〃7위)도 추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국방에 매머드급 혈세를 쏟아붓고 있지만 정부와 군은 당장 시급한 국가 안보 사업을 미루거나 부실하게 운영한다는 논란을 사고 있다. 특히 북한 핵 공격에 대한 대비가 구멍투성이다. 군의 한 소식통은 “북한이 핵탄도미사일을 고각으로 발사해 지상 100㎞ 이상 외기권에서 폭파시켜 우리 군의 전자 체계를 전면 마비시키는 전자기파(EMP) 공격에 나서면 현재 우리가 보유한 방공미사일이나 주한미군의 사드로는 요격이 불가능하다”고 전했다. 이어 “유일한 대안은 미국의 SM-3미사일 도입이라는 연구 결론이 나왔지만 국방부는 중국의 반발을 살 수 있어 도입을 주저한다”고 전했다.
서해상에서 중국을 견제하고 북한의 북방한계선(NLL) 침투를 막는 것도 쉽지 않다. 중국·북한의 해상 국사력 중 가장 위협적인 것은 잠수함인데 우리 해군 함정의 절반가량은 이를 탐지할 기초적인 소나(sonar)조차 탑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육군의 경우 병역 자원 감축에 따른 전투력 약화가 현실화하고 있다. 군 고위 관계자는 “북한의 분대급 편제는 12명인 데 비해 우리는 8명으로 조정했고 앞으로 6명까지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드론 등 첨단 무기 체계 도입을 앞당길 예정이다. 그러나 부품의 60~80%가 중국산이라 작전 성능이 미흡하다는 문제가 남아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