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동창을 두 달 이상 감금하고 때려 사망하게 한 이른바 ‘마포 오피스텔 감금 살인사건’의 피의자들이 첫 번째 재판에서 “보복살인이 아니다”라며 주요 혐의를 부인했다.
19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안동범)는 이날 특정범죄 가중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범죄의 가중처벌)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강요·공동상해·공동공갈) 혐의를 받는 안 모(21) 씨와 김 모(21) 씨의 첫 재판을 진행했다. 이날 피해자의 동선을 알려 범행을 도운 고교 동기도 함께 법정에 섰다.
안씨 측 변호인은 “보복 목적이나 살인 고의가 없었다”라며 “공동상해 등 나머지 공소사실은 인정하고 깊이 반성한다”고 말했다. 김씨 측 변호인 역시 “부검 결과 사망 원인이 폐렴과 영양실조라고 한다”며 “직접적인 외상이 문제가 아니기에 가혹행위와 사망간 관계가 없다”고 보복살인 혐의를 부인했다. 이들에 가담한 고교 동기 측은 모든 혐의를 인정했다.
또 변호인들은 안씨와 김씨의 지능이 평균보다 낮아 제대로 된 판단을 하지 못 했을 수 있다며 지능조사를 요청하기도 했다.
안씨와 김씨는 지난 3월 31일 피해자 A씨를 서울 마포구의 한 오피스텔로 데려가 감금한 뒤 가혹행위를 해 죽게 한 혐의를 받는다.
수사 결과 이들은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A씨의 몸을 케이블타이로 결박하고 제대로 된 음식물도 주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A씨가 지난 6월 초 건강악화로 쓰러지자 화장실에 가둔 후 같은 달 13일에 폐렴과 영양실조 등으로 사망케 한 혐의를 받는다. 사망 당시 피해자 몸무게는 34㎏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안씨와 김씨는 A씨에게 강제로 채무변제 계약서를 작성하게 하고 청소기로 A씨를 때리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A씨 부친이 상해죄로 고소하자 안씨와 김씨는 이에 앙심을 품고 A씨를 서울로 데려가 고소취하계약서를 작성하게 하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