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360도 사운드 구현한 셋톱박스 TV속에 쏙 들어갈 때까지 도전"

LGU+ '사운드바 블랙' 개발 박민호 팀장·김윤주 책임

박민호(오른쪽) LG유플러스 미디어디바이스 기획팀장과 김윤주 책임이 용산 사옥에서 ‘사운드바 블랙’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제공=LG유플러스박민호(오른쪽) LG유플러스 미디어디바이스 기획팀장과 김윤주 책임이 용산 사옥에서 ‘사운드바 블랙’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제공=LG유플러스




‘인테리어 파괴범’으로 애물단지 취급을 받았던 인터넷TV(IPTV) 셋톱박스가 최근 세계 3대 디자인 어워드인 레드닷과 IF에서 상을 받았다. 사운드 바와 셋톱박스를 결합한 LG유플러스(032640)의 ‘사운드바 블랙’이 주인공. 디자인 뿐만 아니라 기능도 업그레이드됐다. 돌비 비전·애트모스를 지원해 음질을 한 단계 높였을 뿐만 아니라 기존 사운드 바의 한계를 넘어서 360도 전체에서 소리를 즐길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서울경제가 사운드바 블랙 개발·출시를 주도한 박민호 LG유플러스 미디어디바이스 기획팀장과 김윤주 책임을 최근 만났다.



박 팀장은 “돌비의 공간 음향을 지원하거나 4K 해상도를 갖춘 고품질 콘텐츠가 앞다퉈 나오고 있지만, 셋톱박스가 관련 기능을 지원하지 못하면 이용자들은 이를 즐길 수 없다”며 “기능적인 측면에서는 잘 들리고 잘 보이는 것은 물론 이용자의 ‘페인 포인트’(Pain point)를 해결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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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사운드바가 셋톱박스로 들어간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LG유플러스는 지난 2017년 3월 G6·V20 등 당시 최신 LG 스마트폰에 사용된 고음질 칩셋을 탑재한 사운드바와 셋톱박스를 결합한 ‘U+tv 사운드바’를 출시했다. 반응은 신통치 않았다. 이유가 뭘지 고민했다. 박 팀장은 “치열한 고민과 토론 끝에 세가지 문제점을 찾아냈다"며 “39만 원에 달하는 가격, A/S를 받으려면 4.8kg 사운드바를 직접 들고 서비스센터를 찾아야 한다는 점, 즐길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점이 그것이었다”고 전했다.

해법을 찾아 나섰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국제방송장비전시회(IBC)에서 접한 돌비 비전·애트모스 기술은 새로운 영감을 줬다. 전시회 공간 사방에서 흐르는 소리에 고개를 두리번거렸던 경험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360도에서 들리는 음향을 IPTV 셋톱박스를 통해 구현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영상에서 머리 위에 폭포 수가 떨어지면 실제로 폭포가 떨어지는 소리가 천장에서 들리는 식이다. 문제는 가격이었다. 돌비 비전·애트모스를 기존 셋톱박스에 도입하기에는 너무 비쌌다. 다행히 셋톱박스 제작 업체인 시냅틱스의 기술이 개선되면서 길이 열렸다. 돌비 비전·애트모스 기술을 별도의 칩셋이 아닌 소프트웨어로 탑재할 수 있게 된 것이 결정적이었다. 제품 출시 타이밍이 다시 고민거리로 떠올랐다. 고품질 콘텐츠가 부족하다면 아무리 뛰어난 사운드바형 셋톱박스도 소용이 없다. 이번에는 코로나19가 기폭제가 됐다. 가정에서 즐길 수 있는 몰입감 있는 콘텐츠 수요가 늘면서 다양한 고품질 콘텐츠들이 출시되기 시작했다. 김 책임은 “돌비 애트모스 기반 콘텐츠를 수백 편 확보했고 25만 편의 주문형비디오(VOD)와 방송 콘텐츠도 돌비 애트모스와 유사하게 소리를 가상화하는 과정을 거쳐 제공된다”며 “LG유플러스의 다양한 영화, 드라마 등을 고품질로 즐길 수 있는 여건이 갖춰졌다”고 말했다.

박민호(오른쪽) LG유플러스 미디어디바이스 기획팀장과 김윤주 책임이 용산 사옥에서 ‘사운드 바 블랙’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제공=LG유플러스박민호(오른쪽) LG유플러스 미디어디바이스 기획팀장과 김윤주 책임이 용산 사옥에서 ‘사운드 바 블랙’을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 제공=LG유플러스


앞으로 셋톱박스는 사운드바 외에 어떤 제품들과 결합하게 될까. 의외의 답변이 돌아왔다. “LG유플러스 미디어디바이스 기획팀의 최종 비전은 ‘인테리어 민폐’인 셋톱박스 자체를 사라지게 하는 일”이라는 것. 박 팀장은 “셋톱박스에 마이크를 탑재하고 인공지능(AI) 스피커 기능을 도입해 활용도를 더 높일 계획”이라면서도 “궁극적으로는 셋톱박스가 100% 소프트웨어화 돼 TV 안으로 쏙 들어가게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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