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복을 입고 있는 10대 남학생이 한 60대 노인에게 담배를 대신 사주는 이른바 '담배 셔틀'을 요구하면서 막대기로 보이는 물건으로 머리를 수차례 때리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공개돼 공분이 쏟아지는 가운데 학생들 무리 가운데 한 명이 재학 중인 경기관광고등학교가 공식 사과의 뜻을 전했다.
경기관광고는 지난 28일 발표한 입장문을 통해 "언론을 통해 보도된 불미스러운 사안이 발생하게 된 점에 대해 매우 송구스럽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경기관광고는 "전체 학생들로 내용이 점점 확산돼 열심히 공부하는 재학생들과 졸업생들에게 상처가 되는 점이 염려돼 아래와 같은 글을 올리게 됐다"고 입장을 내놓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당시 60대 노인에 대한 폭행을 주도한 학생은 남학생 2명과 여학생 2명 등 모두 4명이다. 하지만 이들 중 한 남학생이 경기관광고 학생인 것이 알려지면서 학교 전체를 비난하는 여론이 빠르게 확산됐다.
이에 대해 경기관광고는 "본교에 적을 두고 있는 학생은 최근 타지에서 우리 학교로 전입해 온 남학생 한 명 뿐"이라며 "경기관광고 '학생들'이라는 보도는 정정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아울러 경기관광고는 "사안의 경위를 명명백백하게 조사하고, 엄중하고 단호하게 해당 사안을 처리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강조한 뒤 "이런 불미스러운 사안이 발생한 점에 대해서 피해자분께 가해 학생을 대신하여 머리 숙여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앞서 지난 28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심각. 개념탈주 10대'라는 제목의 글과 영상이 올라왔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노란색 우비를 입고 쪼그려 앉은 60대 여성을 교복을 입은 한 남학생이 협박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이 남학생은 막대기로 추정되는 물건으로 여성의 머리를 여러 차례 내리치면서 "담배 사줄 거야, 안 사줄 거야, 그것만 딱 말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남학생의 위협에 이 여성은 떨리는 목소리로 그만하라고 호소하지만 남학생은 위협적인 태도를 계속 이어갔다.
이 여성이 자리를 피하려하자 남학생은 "자리 옮기지 마"라고 했고, 여성이 "나이는 몇살인가. 학생 신분 아닌가"라고 질문하자 이 학생은 "열일곱, 열일곱, 열일곱"이라면서 다시 60대 여성의 머리를 때렸다.
이에 여성은 "열입 곱인데 어른한테 왜 이래? 나는 60세다"라고 하자 남학생은 "나랑 42년 띠동갑이네"라고 했다.
해당 영상을 촬영한 여학생들은 내내 웃으면서 "진짜 웃겨"라고 했다.
영상을 접한 네티즌들은 "진짜 어이가 없다", "애도 문제지만 저렇게 키운 부모 인성이 더 문제", "국민청원에 올려야 할 듯", "영상을 보면서 손이 떨린다" 등 분노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논란이 거세지면서 해당 학생의 신상공개와 강력한 처벌을 촉구하는 청원까지 등장했다. 같은 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60대 노인에게 담배셔틀 요구하고 작대기로 머리도 수차례 가격한 10대 강력 처벌과 신상공개를 촉구 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해당 청원은 31일 오전 9시 기준으로 5만4,000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