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여기어때, 인터파크 품고 야놀자 추격할까

유력 기업들 불참속 예비 입찰 참여

인수 성공 땐 창사 이래 최대 투자

항공권 등 사업 영역 확장도 나서

여가 플랫폼간 경쟁 치열해질듯


여기어때가 인터파크(035080)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야놀자를 포함한 여가 플랫폼 간 경쟁에 분수령이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야놀자를 포함한 유력 기업들이 인터파크 인수에 불참하면서 여기어때의 인수 성사 확률이 높아진 상황이다. 여기어때는 그동안 숙박 플랫폼 라이벌이었던 야놀자와 비교해 소극적인 투자로 성장이 더뎠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하지만, 여기어때를 인수한 CVC캐피탈파트너스의 한국사무소 대표 출신인 정명훈 대표가 새로 취임하면서 공격적인 투자로 전환할 것이라는 예상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 마감한 인터파크 매각 관련 예비 입찰에 여기어때가 참여했다. 매각 대상은 인터파크 경영권을 포함한 이기형 대표의 보유 지분 28.41%(특수 관계인 지분 포함)이다. 매각가는 약 1,500억 원으로 전망되나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하면 3,000억 원 이상까지 갈 수 있다는 예측도 있다. 당초 인터파크 인수에는 여기어때뿐만 아니라 10여 개사가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대다수 투자설명서(IM)를 받은 곳들이 불참했고 여기어때와 트립닷컴 정도가 입찰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정희 소프트뱅크 회장이 이끄는 비전펀드로부터 2조 원의 투자를 유치하며 강력한 인수 후보로 꼽혔던 야놀자도 불참을 결정했다.

유력 후보들이 제외되면서 여기어때의 기대감은 한층 높아졌다. 여기어때가 인터파크를 인수하면 2015년 창립 이후 최대 규모의 투자가 된다. 여기어때는 2019년 CVC캐피탈이 인수한 이후 망고플레이트를 제외하면 이렇다 할 외연 확장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비판이 컸다. 인터파크 인수는 숙박 플랫폼 라이벌 관계였던 야놀자와 벌어진 규모 차이를 빠르게 추격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야놀자는 여기어때도 투자에 관심을 보였던 데일리호텔, 트리플 등에 각각 2019년, 2020년 인수와 전략적 투자로 몸집을 키워 올해 7월에는 비전펀드Ⅱ로부터 2조 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고 데카콘(기업가치 10조 원 비상장사)에 다가섰다. 여기어때와 야놀자의 매출은 2017년 517억 원, 545억 원에서 지난해에는 1,287억 원과 2,888억 원으로 벌어졌다.



여기어때는 지난 5월 정 대표가 취임하면서 변화가 시작됐다. 정 대표는 여기어때의 모회사인 CVC캐피탈 한국사무소 대표에서 곧바로 여기어때 대표 자리로 옮겨왔다. 약 182조 원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글로벌 사모펀드(PEF) CVC캐피탈로부터 이전보다 속도감 있게 투자 계획을 실행할 수 있는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실제 취임 직후에는 정 대표 이름으로 80억 원 규모의 주식을 신규 발행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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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대표는 항공·철도·렌터카 등 교통과 행사 대행업을 신규 사업 분야로 점찍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항공권 예약은 숙박·여가·음식과 패키지 사업화 할 수 있는 사업 영역으로 여기어때에서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앞서 올해 여름 성수기부터 몇 차례 프로모션 형태로 제주도 항공권 판매를 시험해본 바 있다.

이 분야에서 인터파크를 인수하면 여기어때 입장에서 큰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인터파크의 매각 대상에 기업 소모품 구매 대행 자회사인 아이마켓코리아와 바이오 신약 개발 사업 등은 제외됐다. 지난해 기준 영역별 매출은 투어 452억 원, 엔터테인먼트 680억 원, 쇼핑 700억 원, 도서 1,552억 원 가량이다.

예고했던 해외여행 사업도 구체화하고 있다. 지난달 서울 삼성동에 제2 사옥을 추가해 연말까지 100명의 인력 충원을 계획이다. 연말까지 500명대로 몸집을 키워 해외여행 사업을 포함한 신규 비즈니스 분야에 우수 인재 모시기에 투자한다.

여기어때가 코로나19 4차 대유행에 따라 신규 사업에 대한 론칭은 미뤄지고 있지만, '위드 코로나'에 접어들면 대대적인 비즈니스 모델 확장을 공표할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숙박에서 시작해 여가, 항공권, 렌터카, 공간 대여까지 '여기어때' 이름으로 설명 가능한 영역은 모두 플랫폼에 담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어때 관계자는 “사옥 확장을 통해 모든 여행과 여가의 모든 것을 충족하는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역량을 갖출 것”이라며 “인재 영입을 통해 한발 앞서 코로나19 이후의 산업 변화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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