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고위직 여성 진출 늘었지만...가사 부담에 ‘M자 커브’ 여전 [2021 여성의 삶]

[2021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

공공·민간기업 여성 관리자 20% 넘어

판·검사 3명 중 1명은 女…변호사도 ↑

여성 고용률 'M자형'으로 경력단절 뚜렷

여성 혼자 벌어도 남성보다 집안일 많아


지난해 공공·민간 사업장의 여성 관리자 비중이 20%를 돌파하고 여성 국회의원 비중이 역대 최대에 달하는 등 여성 대표성이 과거보다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 경제활동도 고용률이 늘고 경력단절 비중이 꾸준히 감소하면서 활발해지는 추세다. 하지만 여성에게 편중된 가사·육아 부담 등으로 인해 한국의 여성 경력단절 문제가 주요국 가운데 심각한 수준이라는 사실도 함께 확인됐다.

여성 국회의원·관리자·법조인 비율 현황. /여성가족부 제공여성 국회의원·관리자·법조인 비율 현황. /여성가족부 제공





여성가족부는 5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21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을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공공과 민간 사업장에서 의사결정 직위에 있는 여성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기관과 민간기업의 여성 관리자(고위 임직원 등) 비율은 지난해 각각 20.7%와 21.9%를 기록했다. 2010년엔 이 비율이 각각 9.9%와 16.1%에 불과했다. 4급 이상 일반직 국가공무원 중 여성 비율은 17.8%로 2010년(6.3%)에 비해 11.5%포인트 늘었다. 여성 법조인도 많아져 지난해 판사, 검사, 변호사 중 여성 비율이 각각 31.4%, 32%, 27.8%(2010년엔 각각 24%, 20.8%, 11%)였다.

정치 분야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지난해 21대 총선에서 당선된 여성 국회의원은 300명 중 57명(19%)으로 역대 최대 규모와 비율이었다. 올해 중앙행정기관 장관 18명 중 여성은 5명(27.8%)이었다. 지난해(6명, 33.3%)보다는 줄었지만 2008년에 여성 장관이 단 1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대폭 늘어난 수준이다.

성별 고용률·실업률과 경력단절여성 현황. /여성가족부 제공성별 고용률·실업률과 경력단절여성 현황. /여성가족부 제공



고용 환경도 더디기는 하나 개선되는 추세다. 지난해 여성 고용률은 50.6%로 20년 전인 2000년(47%)보다 3.7% 포인트 상승했다. 이에 따라 성별 고용률 차이도 2000년 23.8%포인트에서 지난해 19.1%포인트로 줄었다. 계약 기간이 1년 이상인 여성 상용근로자 비중은 50.8%로 2000년(19.2%) 대비 31.6%포인트나 늘었다. 지난해 경력단절여성은 150만 6,000명으로 △2015년 207만 3,000명 △2018년 184만 7,000명 △2019년 169만 9,000명 등 꾸준히 감소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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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대별 여성 고용률./여성가족부 제공연령대별 여성 고용률./여성가족부 제공


감소 추세에도 불구하고 여성 경력단절 현상은 여전히 뚜렷한 것으로 확인됐다. 여성 고용률은 결혼·임신·육아기인 30대 때 감소한 후 40대에 증가하는 ‘M자’ 형태를 보이는데 이 경향이 유지됐다. 지난해 여성 고용률은 △20대 후반 68.7% △30대 초반 64.5% △30대 후반 58.6% △40대 초반 61.4%였다. 반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여성 평균 경제활동률은 △20대 후반 72.7% △30대 초반 72.2% △30대 후반 72.4%로 결혼·육아기에 접어든 후에도 별다른 차이가 없다.

여성에게 쏠린 가사와 육아 부담도 그대로였다. 최신 자료인 2019년 통계를 보면, 맞벌이 가구의 하루 평균 가사·돌봄 시간은 여성이 3시간 7분, 남성이 54분으로 2시간 13분의 차이가 났다. 아내 외벌이 가정에서도 여성은 2시간 36분, 남성은 1시간 59분으로 여성이 집안일을 더 많이 했다.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 제도’ 활용 현황을 보면 지난해 이용자 중 91.8%(1만 4,700명 중 1만 3,500명)가 여성이었다. 이 제도 이용자는 직전 해인 2019년만 해도 5,660명에 그쳤지만 지난해 코로나19를 계기로 크게 늘었다.

2000년 이후 여성가구주와 여성 1인 가구 현황. /여성가족부 제공2000년 이후 여성가구주와 여성 1인 가구 현황. /여성가족부 제공


한편 여성 1인 가구가 늘어나고 초혼 연령이 늦어지는 등의 인구·가구 변화도 지속됐다. 올해 여성 인구는 2,586만명으로 전체 인구 가운데 49.9%를 차지했다. 여성 100명당 남성 수를 뜻하는 성비는 100.4명으로 2000년(101.4명) 대비 1명 감소했다. 지난해 여성 1인가구는 333만 9,000 가구였다. 2000년 여성 1인가구가 127만 9,000가구였던 것에 비해 2.6배 늘었다. 평균 초혼 연령은 지난해 기준 여성 30.8세, 남성 33.2세로 꾸준히 상승 중이다. 같은 해 초혼 건수는 16만 7,000건으로 2000년에 비해 38.6% 줄었다.

여성가족부는 1997년 이후 매년 양성평등주간(9월 1~7일)마다 이전에 발표된 각종 통계를 활용해 여성의 모습을 인구와 가구·의사결정·일과 생활 균형·고용·여성폭력·사회인식 등 부문별로 조명해오고 있다.


김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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