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하나銀, 핀테크 연계 대출 일시 중단

[가계대출 총량 규제 후폭풍]

대출 풍선효과에 신청 몰리자

하나銀 리스크 선제관리 나서

CK저축銀 신용·전세·주담대

벌써 이달 한도 소진돼 판매중단

'경영유의' KB저축銀도 속도조절





금융 당국의 가계대출 규제 강화에 따른 후폭풍이 시중은행·저축은행 등에서 연일 계속되고 있다. 가계대출 총량 규제 압박을 받는 금융사들이 속도 조절에 나서면서 일시적으로 전세대출 등의 상품 판매를 중단하고 있다. NH농협은행의 대출 중단에 따른 풍선효과를 막기 위한 조치이나 급전이 필요한 서민이나 대출을 계획했던 실수요자들은 ‘대출 난민’으로 전락돼 불만이 높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은 최근 토스·핀크 등 핀테크를 통한 연계 대출을 일시 중단했다. 하나은행의 전체 가계대출에서 핀테크를 통한 대출 비중은 적은 상황이다. 하지만 최근 은행·보험·저축은행 등의 대출 축소로 신청 수요가 일시적으로 몰리자 선제적으로 리스크 관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하나은행의 가계대출 증가율은 지난 8월 말 4.62%로 정부 목표치인 5~6%에 근접한 수준이다. 농협은행이 정부 권고치를 초과해 지난달 24일부터 부동산담보대출과 전세대출의 신규 취급을 전면 중단하면서 대출 수요가 다른 은행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에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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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에서도 대출 상품 판매를 일시 중단하고 금리 조정과 관련한 내규를 강화하는 등 대출 문을 좁히고 있다. CK저축은행은 신용대출·전세자금대출·주택담보대출 상품의 판매를 이달까지 일시 중단했다. 상품에 따라 월별·분기별로 한도 관리를 하는데 세 상품 모두 한도가 다 찼다. 현재 홈페이지에는 예·적금담보대출만 안내하고 있다. CK저축은행 측은 “9월에는 한도 소진으로 판매를 중단했지만 10월부터는 신용대출·전세자금대출·주담대 모두 판매 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자저축은행 역시 임대아파트 담보대출 상품인 ‘홈전세론2’의 판매를 중단했다. 연 3.72~8.49%의 고정금리로 최대 3억 원까지 빌려주는 상품이었다.

KB저축은행은 공격적인 대출 영업에 제동이 걸렸다. KB저축은행이 지난해 7월 출시한 가계 신용대출 상품의 한도를 올리고 금리를 할인해 판매하는 과정에서 상품위원회를 거치지 않은 데 대해 금융감독원은 ‘경영유의’ 조치를 통보했다. 실제로 KB저축은행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대출 판매에 주력하면서 6월 처음으로 대출 자산이 2조 원을 넘어서는 등 급성장해왔다. KB저축은행 측은 “기존 내규에 우대금리 조정 등은 위원회를 거치지 않고 본부장의 권한으로 조정할 수 있게 규정했는데 금감원의 조치에 따라 지난달부터는 위원회를 거치도록 변경했다”고 설명했다.

금융 당국이 신용대출 한도를 연소득 이내로 축소하라고 당부하는 등 선제적인 가계대출 관리를 주문하면서 업계가 잇따라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금융사들의 연쇄적인 대출 조이기로 실수요자들의 피해가 커질 수 있다는 데 있다. 급전이 필요한 서민들이 이용하는 2금융권까지 막힐 경우 불법 사금융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잔금·중도금 대출을 계획했던 실수요자들 사이에서는 주거래은행에서 대출이 가능할지 불안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현재 한도에 여유가 있어 대출을 해주는 은행들조차 언제 한도가 차 판매를 중단할지 불확실하다. 시중은행의 대출 담당자는 “요즘 같은 분위기에서는 다음 달 대출이 가능할지 확답해주기 어렵다”며 “당장 이번 달만 해도 지금은 대출 신청을 받고 있지만 중순 이후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언급했다.


김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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