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중기·벤처

"기업 연구 데이터, 블록체인으로 지켜요"

■ 김지원 레드윗 대표 인터뷰

사진 찍으면 2분만에 자료 생성

위조·변조 불가능…보안 뛰어나

탁월한 성능에 기업이 먼저 찾아

포브스 '亞 30세 이하 리더' 선정





"레드윗은 과정을 증명하는 기업입니다. 성공이나 실패의 여부를 떠나서, 결과만큼 과정도 소중하다는 사실을 알리는 서비스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블록체인 기반의 연구노트 인증 서비스 ‘구노’와 기업 기밀 데이터 인증 서비스 ‘바솔트’를 개발한 레드윗의 김지원 대표는 올 4월 ‘2021 포브스 아시아 30세 이하 리더’로 선정되면서 크게 주목을 받았다. 지난 2019년 대전광역시에서 레드윗을 설립한 김 대표는 서울경제와 만나 레드윗이 노력의 과정을 기록하는 기업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사람들은 보통 논문이나 보고서, 수상 경력 같이 성공을 이뤄낸 결과만을 두고 이야기하지만 그 결과에는 성공에 이르기까지 겪어 온 수많은 실패가 드러나지 않는다"며 "실패를 겪은 과정을 체계적으로 데이터화하고 공유한다면 미처 기대하지 못했던 또 다른 가치를 창출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지원(왼쪽 두번째) 레드윗 대표와 직원 일동. 젊은 스타트업 특유의 활기 넘치는 열정이 엿보인다. /사진 제공=레드윗김지원(왼쪽 두번째) 레드윗 대표와 직원 일동. 젊은 스타트업 특유의 활기 넘치는 열정이 엿보인다. /사진 제공=레드윗


레드윗은 2019년 8월 본엔젤스파트너스로부터 시드 투자를 받은 데 이어 다음해 4월에는 미래과학기술지주로부터 9억 원 규모의 프리 시리즈A 투자를 유치했다. 현재 약 30억 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 라운드를 준비하고 있다.



연구노트는 연구개발(R&D) 과정에서 연구원이 기록하는 모든 데이터를 뜻한다. 위·변조의 위험 탓에 연구노트가 법적으로 인정 받으려면 각 페이지마다 작성 날짜와 작성자 본인, 제 3자의 서명이 반드시 존재해야 한다. 김 대표는 “대학원 재학 당시 주변 연구원들 대부분이 복잡한 법적 요건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연구노트를 수기로 작성·보관하고 있었다"며 “향후 국가적 자산이 될 수 있는 연구의 모든 과정을 효율적으로 인증하고 관리해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구노를 개발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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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구노는 모든 연구 데이터를 블록체인 기반으로 관리해주는 전자연구노트 서비스다. 수기로 작성한 연구 기록을 사진으로 찍어 구노에 업로드하면 약 2분 만에 자동으로 연구노트가 생성된다. 블록 간 자동·교차 검증이 이뤄져 위·변조가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연구 데이터를 구노에 올리는 즉시 법적 요건에 맞는 형식으로 만들어져 손쉬운 관리가 가능하다. 김 대표는 “구노는 아무리 사소해 보이는 기록이라도 일단 업로드만 하면 연구노트로서 인증을 받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며 “(구노를 이용하면) 별도의 편집 없이 연구자 각자의 방식대로 자유롭게 연구를 진행해도 간편히 인증을 받을 수 있다는 게 여타 연구노트 업체들과의 차별점"이라고 말했다.

구노 서비스 시연 화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과 웹 어디서나 구노의 모든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사진 제공=레드윗구노 서비스 시연 화면. 모바일 애플리케이션과 웹 어디서나 구노의 모든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사진 제공=레드윗


탁월한 성능을 갖춘 만큼 이제는 연구원들뿐만 아니라 기업에서도 구노를 먼저 찾고 있다. 국내외 지식재산권(IP) 침해 사례가 늘어나면서 대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보안 역량이 취약한 중소기업들의 철저한 연구 데이터 관리 수요가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구노를 사용하면 연구 인증뿐 아니라 가출원 신청까지 한 번에 해결할 수 있어 기업들의 기술 보안과 시간 절약에 큰 도움이 된다. 실제로 현재 구노 사용자의 80%는 기업 고객으로 이루어져 있다. 성과를 인정 받은 구노는 지난 4월 중소벤처기업부 공식 전자 연구노트로 선정됐다.

기업 수요가 늘어나면서 매출도 상승세를 탔다. 김 대표는 “무료 서비스를 이용하다 유료 전환을 선택하는 고객 비율이 절반에 가까운 45%까지 올라왔다”며 “올해 1월부터 협업 기능을 제공하는 유료 서비스를 선보이기 시작했는데 매달 최대 2배까지 매출이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이스트 창업경진대회 E*5에서 강의를 진행한 김지원 대표. /사진 제공=레드윗카이스트 창업경진대회 E*5에서 강의를 진행한 김지원 대표. /사진 제공=레드윗


지난달에는 기업 기밀 데이터 관리에 초점을 맞춘 바솔트도 출시했다. 통상 기업들은 R&D 데이터 이외에도 재무제표나 고객 정보, 기업설명회(IR) 자료 같은 기밀 문서를 관리해야 할 경우가 많다. 바솔트는 이 같은 기업 중심의 데이터 관리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선보인 서비스다. 김 대표는 “바솔트는 회사 내·외부에서 누가 자료를 열람하고 다운로드·업로드했는지 전부 추적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료가 외부로 나갈 때도 보안 링크를 만들어 특별히 보호한다”며 “구노와 동일하게 블록체인 기반으로 사용자의 모든 활동 이력과 타임라인을 제공하기 때문에 법적 증거 자료로도 활용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해외 시장 진출도 준비 중이다. 레드윗은 오는 10월 미국 고객들을 대상으로 바솔트의 첫 무료 서비스를 출시할 예정이다. 김 대표는 “(바솔트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시장을 겨냥해 만든 서비스”라며 “내년 1월 정식 출시 전까지 미국과 이스라엘, 홍콩, 싱가폴 등 스타트업들이 많이 생겨나는 국가 가운데 데이터 관리 수요가 가장 높은 곳을 찾아 집중적으로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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