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文 공약 직무급, 340개 공공기관 중 5.8%만 도입

도로공사·무보·예보 등 21곳뿐

정부 소극적…노조 반발도 겹쳐

문재인 대통령이 7일 제2회 푸른 하늘의 날을 맞아 녹화된 영상을 통해 기념사를 전하고 있다. /연합뉴스문재인 대통령이 7일 제2회 푸른 하늘의 날을 맞아 녹화된 영상을 통해 기념사를 전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대선 공약 중 하나였던 공공기관 직무급제 도입이 사실상 공약(空約)이 돼버렸다. 임기 막바지임에도 한걸음도 제대로 내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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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이 기획재정부로부터 받은 공공기관 직무급제 도입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 8월 기준 18개 공기업·준정부기관과 3개 기타공공기관 등 21곳만이 직무급제를 적용했다. 총 340개 기관의 5.8%에 불과하다. 한국관광공사·한국광물자원공사·한국도로공사·한국무역보험공사·한국주택금융공사 등이다. 직무급제는 업무의 성격, 난이도, 책임 강도 등에 따라 급여를 달리하는 제도다. 업무 능력을 평가해 보수를 책정하는 시스템으로 근속연수에 따라 임금이 오르는 호봉제의 대안으로 꼽힌다.

직무급제 도입이 지지부진한 것은 임금 삭감을 우려하는 노조의 반발이 거세기 때문이다. 젊은 직원들은 ‘성과 중심 임금 체계’를 주장하는 반면 연차가 높은 직원 대다수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정부는 올해 시행한 ‘2020년 경영평가’에도 직무급제 도입을 반영하며 독려했다. 하지만 기관 간 특성을 반영해 노사 합의를 거친 뒤 자율적·단계적으로 추진하도록 하면서 속도는 더디다. 기재부 관계자는 “초기에는 기관 간 직무급제 도입 점수가 중간 정도에 몰려 있었는데 매년 격차가 커지도록 벌려나갈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기관은 연공성을 일부 유지하는 형태로 고려해 변형된 호봉제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유 의원은 “청년과 고령자의 일자리 공유를 위한 유일한 대선 공약인 공공기관 직무급제 도입을 강성 노조의 눈치를 보느라 지키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그 결과 청년 단기 알바 일자리만 양산했기에 미래 일자리 문제에 대해 엄중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황정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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