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 기업들이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대규모 채용 기조를 이어간다. 성장세가 가파른 스타트업들은 경력 개발자를 뽑으면서 억 단위에 달하는 사이닝보너스와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 등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며 인재 모시기에 열중하고 있다.
올해 초 개발자들에 대한 대대적 처우 개선에 앞장섰던 게임 기업들은 하반기에도 적극적인 채용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올해 초 IT업계 연봉 상승을 선도한 넥슨은 현재 채용 홈페이지를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 경력 공채를 수시로 진행 중이다. 넥슨과 튜토리얼을 합친 ‘넥토리얼’이라는 채용형 인턴십을 통해서도 신규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인턴십이지만 정규 직원과 동일한 급여와 복지를 보장하는 등 파격 조건을 내건 시도다. 이정헌 넥슨 대표가 지난 8월 ‘넥슨 뉴 프로젝트 미디어 쇼케이스’에서 향후 수십년을 담보할 신규 지식재산권(IP)을 개발하겠다며 오는 2022년까지 1,000명 이상의 신규 채용을 준비하겠다고 말한 데 대한 연장선이다.
던전앤파이터(던파) 개발사 네오플은 넥슨 자회사 중 처음으로 하반기 공채를 실시한다. 새로운 총괄 디렉터까지 내세우며 던파 IP를 활용한 신규 프로젝트를 준비하는 네오플은 지난달 26일 서류 접수를 마감해 현재 1차 면접을 앞두고 있다. 이밖에 ‘네오플 제주 아카데미’ 프로그램을 통해서도 수시로 게임 개발 인재들을 선발해나갈 방침이다.
신작 게임 ‘블레이드&소울2’ 흥행 부진 등으로 반전이 필요한 엔씨소프트(036570)(NC)와 더 나은 근무환경을 제공하겠다며 올해 초 신 사옥으로 둥지를 옮긴 넷마블(251270)도 여러 분야에서 신입 직원을 모집하는 공채를 진행 중이다. NC는 게임·플랫폼·인공지능(AI) 등 개발 직군을 포함해 경영 전략·게임 사업·캐릭터 사업·디자인·인사·총무 등 20여개 직군에서 지난 8일 서류 모집을 마쳤다. 넷마블 역시 소프트웨어 개발, 빅데이터 분석 등 13개 직군에서 신입 사원을 모집하고 있다.
성장세가 가파른 스타트업들은 경력 채용 시장을 겨냥해 사이닝보너스와 스톡옵션까지 내걸고 있다. 업계를 잘 아는 사내 직원들에게 인력 추천을 받는데, 채용으로 이어질 시 수백만원의 지원금을 제공하기까지 한다.
종합 유통물류 브랜드 ‘부릉’을 운영하는 메쉬코리아는 엔지니어링, 데이터사이언스 등 3개 직군 21개 직무에서 대규모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엔지니어링 및 데이터사이언스 직군 내 합격자들에게는 5,000만원에 달하는 사이닝보너스나 1억원 상당의 스톡옵션을 지급한다. 사내 직원의 추천이 있는 경우 해당 직원에게 최대 500만원을 지원해 인재 추천 활성화를 도모하고 있다.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는 사업 확장과 성장 속도에 맞춰 이달 말까지 리더급 엔지니어를 채용한다. 입사자에게 업계 최고 수준의 연봉과 사이닝 보너스 1억원을 일시 지급하기로 했다. 채용 분야에서 5년 이상 경력 또는 이에 준하는 경험 등 자격을 갖춘 이들이 대상이다.
골목상권 침해 논란으로 글로벌 사업 확장에 드라이브를 거는 ‘네카오’도 신 사업 부문에서 대거 인력을 확충한다. 일본·태국 시장을 찍고 전세계로 활동 무대를 넓혀가는 카카오(035720)엔터테인먼트는 처음으로 대규모 경력 개발자 공개 채용에 나섰다. 김기범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최근 글로벌에서 지속적으로 유의미한 성과를 일으키며 사업이 빠르게 확장됨에 따라 역량 있는 개발 인재들을 발굴하고자 처음으로 대규모 공개 채용을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네이버 역시 본사와 자회사인 네이버파이낸셜, 스노우, 네이버웍스 등에서 일할 인재를 뽑기 위한 세자릿 수 규모의 신입 공채를 실시하고 있다. 네이버는 앞서 올해 개발자 900명을 채용하겠다고 밝혔으며 지난 8월까지 신입 공채와 수시 채용을 합쳐 300여명 정도를 이미 선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