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스포츠 문화

[더 좋은 우리말] 여기자·올케라 부르지 맙시다

양성평등 시대 바람직한 우리말

은연중에 남성위주 가치관 투영


내년에 창립 60주년을 맞는 ‘한국여기자협회’는 최근 협회 명칭을 ‘한국여성기자협회’로 바꿨다. ‘여기자’라는 표현이 성적 차별과 분리 의식을 은연중에 깔고 있음을 자각한 결과다. 국문학자로 ‘언어의 줄다리기’ 등을 쓴 신지영 고려대 교수는 “기자·검사·의사 등 남성이 주류였던 활동 분야에 여성이 진출하자 이를 분리해 지칭했던 표현이 여기자·여검사였다”며 “성별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면 남성기자, 여성기자 식으로 대칭되게 같이 붙이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여의사, 여류작가, 여선생 등도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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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사회 구성원의 의식 수준을 반영하는 동시에 말이 의식을 변화시키며 상호작용을 벌인다. 양성평등 시대에 부합하는 더 좋은 우리말을 의식적으로 사용하는 노력이 요구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오빠(오라비)의 여자’라는 어원을 가진 ‘올케’나 남편의 남자 형제를 ‘서방님’ ‘도련님’ 식으로 극존칭하는 것도 종종 문제로 지적된다. 남존여비 사상에서 시작된 가족 간 호칭이 양성평등 시대에는 부적절하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처녀 출전’ ‘처녀 항해’ ‘처녀 비행’ 등은 여성에게만 순결을 강요한 ‘처녀성’이 일상 용어로까지 확장된 사례라 엄연한 차별적 표현이다. ‘첫 출전’ ‘첫 항해’ ‘첫 비행’ 식으로 성적 차별의 가치부여 없는 객관적 표현으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조상인기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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