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마지막 대어로 꼽히는 카카오(035720)페이의 공모주 청약에 182만 명이 넘는 투자자가 몰렸다. 국내 최초로 청약을 100% 균등 배정 방식으로 진행한 카카오페이의 증거금 규모는 다른 공모주에 비해 적었지만 청약 건수만 보면 흥행에서 대박을 터뜨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청약자들은 1인당 최소 1주에서 최대 4주의 공모주를 받게 되는데 청약 증권사 4곳의 경쟁률에 따라 배정 주식 수가 각각 갈렸다. 일반 청약이 기관 수요예측에 이어 높은 인기를 모으고 상장 직후 유통 주식 수도 많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카카오페이의 상장 직후 주가는 우상향을 보일 가능성이 높게 제기된다.
26일 카카오페이 상장 대표 주관사인 삼성증권에 따르면 증권사 4곳에서 25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카카오페이 청약에 182만 4,364건의 청약 신청이 들어왔다. 전체 청약 경쟁률은 29.6 대 1로 집계됐으며 청약액의 절반을 미리 납부하는 증거금은 5조 6,609억 원을 기록했다. 증권사별 청약 경쟁률은 한국투자증권이 55.1 대 1로 가장 높았고, 신한금융투자(43.06 대 1), 삼성증권(25.59 대 1), 대신증권(003540)(19.04 대 1) 순으로 나타났다.
카카오페이는 국내 기업공개(IPO) 사상 처음으로 100% 균등 배정 방식으로 청약을 진행해 경쟁률은 다소 낮았다는 평가다. 최소 단위(20주)로 투자해 증거금 90만 원만 내면 1억 원을 청약한 투자자라도 똑같은 수의 공모주를 배정 받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청약 건수는 최근 IPO 대어였던 현대중공업(329180)(약 171만 건)을 훌쩍 넘었고, 카카오뱅크(323410)(약 186만 건)와 비슷한 수준을 보였다.
청약에 참여한 투자자들은 신청 증권사에 따라 1~4주를 받아들 것으로 분석된다. 배정 물량 대비 청약 건수가 가장 적었던 대신증권 청약자가 평균 3.24주, 삼성증권 청약자는 2.82주를 배정 받는데 소수점 아래 지분은 추첨을 통해 돌아간다. 신한금융투자와 한국투자증권은 각각 1~2주를 받을 것으로 분석됐다.
투자자들의 관심은 이제 다음 달 3일 카카오페이 상장 직후 주가 흐름에 모아지는데 상장일 시초가는 공모가(9만 원)의 90%인 8만 1,000원에서 두 배인 18만 원 사이에서 결정된다. 공모가 기준 카카오페이의 시가총액은 약 11조 7,000억 원으로 코스피 시총 30위권인 HMM·삼성전기·삼성화재와 비슷하다.
상장 이후 주가 상승에 대한 투자 전문가들의 기대는 높은 편이다. 카카오페이가 상장을 통해 확보할 1조 5,000억 원의 실탄으로 금융 사업을 적극 확대할 것이라는 기대뿐 아니라 상장 직후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유통 주식 비율이 적고 코스피200 지수 편입 등의 호재도 예상되기 때문이다.
카카오페이는 증권신고서에 상장 직후 주식 유통 비율을 38.91%로 높게 제시했지만 28.47%의 지분은 2대 주주인 알리페이 소유다. 카카오페이는 알리페이와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고 있어 단기에 차익 실현을 위한 매도는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일정 기간 주식을 팔지 않겠다고 약속한 기관들에 550만 주가량 공모주가 배정돼 상장 후 실질 유통 비율은 6% 수준으로 분석됐다.
코스피200 지수 편입에 대한 기대도 높다. 하이투자증권은 이날 보고서에서 “오버행(대량 대기 매물) 물량이 나오지 않으면 코스피200지수 특례 편입 확률이 높다”고 밝혔다. 지수에 편입되면 간접투자(패시브) 자금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 카카오페이는 오는 28일 증거금 환불을 거쳐 11월 3일 코스피에 입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