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백상논단]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 교수

국민 편가르기·가격통제·포퓰리즘

나치의 전체주의 연상시키는 정책

현상황 지속되면 대한민국 무너져

기업경영 등 '사적자치' 회복 급선무






아돌프 히틀러는 자신을 민족주의자이면서 역사의 진정한 의미를 아는 지도자라고 주장했다. 히틀러와 민족사회주의 독일 노동자당, 흔히 나치라고 불리는 세력은 인류에게 씻을 수 없는 죄를 저질렀다. 히틀러가 쓴 수법은 간단하다.

첫째, 권력을 장악하기 위해 큰 거짓말을 하고, 국민이 믿을 때까지 반복한다. 국가의 가장 큰 책무는 민족을 보전하는 일이라고 주장하면서 유대인에 대한 반감을 극대화했다. 분노를 유발하기 위해 진실은 왜곡됐다.



둘째, 국민 일상에서 느낄 수 없는 자그마한 자유를 빼앗아 궁극적으로 국민이 자신의 자유를 찾을 수 있는 힘을 잃도록 한다. 종교인들의 복지시설들을 통폐합해 국가가 장악한다. 노동조합도 통폐합돼 근로자의 선택권은 부정됐다. 골목 상권을 보호한다면서 슈퍼마켓 운영을 금지했다. 고금리 대부업자를 처벌했고 여성에 대한 담배 판매를 금지하는 등 일상을 통제했다. 사람들은 더 많은 개입을 원하게 됐고 자유는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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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인기 영합적 정책을 실시한다. 근로자들이 해외여행을 할 수 있도록 보조금을 지급했다. 환경보호 정책을 강화하고 핵무기를 금지했다. 에너지 독립을 주장하면서 비현실적인 에너지 개발에 자금을 지원하기도 했다.

넷째, 정적은 마치 다른 부류의 사람인 것처럼 매도하고 처벌한다. 친위대를 창설해 정적들을 처벌하고 청산이라는 말이 동원됐다. 결과적으로 국민은 권력의 노예가 됐다.

문재인 정권의 정책은 반일 정책과 대북 정책으로 편을 가르는 분노와 분열의 정책, 가격 및 영업 통제 등의 사적자치 침해 정책, 인기 영합적 정책, 적폐 청산으로 요약된다. 문재인 정부의 집권 이후 대한민국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가 됐다.

고립된 외교로 문재인 정권은 글로벌 공급망의 변화에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경영 개입에서 사회적 거리 두기까지 일상생활에서의 정부 개입은 이제 도를 넘고 있다. 문재인 정권은 탈원전을 빌미로 각종 계약을 위반하고도 부끄러운 줄 모른다. 국민연금을 이용해 기업의 경영에 개입하는 위헌적인 행동을 서슴지 않는다. 최저임금의 급격한 상승으로 자영업자를 도탄에 빠트렸고 이에 따라 고용률도 떨어졌다. 비정규직을 줄인다는 개입 정책으로 오히려 청년들의 정당한 기회를 박탈했다. 주 52시간제를 확대하더니 주당 36시간도 일하지 못하는 취업자 비중만 늘었다. 금융기관에 대한 개입으로 불완전 판매에 대한 보상을 압박하고 금융 소비자들은 각종 규제에 시달리지만 정작 금융 소비자 보호는 요원하다. 코로나19 대책으로 경제활동을 통제했지만 정작 정부가 해야 할 백신 도입은 늦어져 국민만 고통받았다. 재난지원금의 명목으로, 또는 에너지전환을 이유로 각종 선심성 보조금은 늘었지만 성과는 없고 국가 채무만 급증했다. 부동산 시장의 각종 개입으로 부동산 가격을 천정부지로 올려놓고 빚을 내서라도 전세금을 마련하려는 국민의 뒤통수를 때리는 정책은 인기 영합적 개입 정책의 막장을 보여주는 일이다. 적폐 청산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환경부 블랙 리스트 사건, 탈원전 감사 방해 사건, 울산시장 선거 개입 사건 등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문재인 정권이 그동안 실시한 정책이 계속되면 대한민국은 무너진다. 이 상황에서도 음식점 총량제를 주장하고 부동산 백지 신탁제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표심을 잡기 위해 전 국민에게 보조금을 주자는 제안도 나왔다. 돈을 풀고 보조금을 뿌려서 잘사는 나라는 없다. 재앙만 초래할 뿐이다.

당장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시급한 일은 문재인 정권이 빼앗아간 사적자치의 회복이다. 노사가 자율적으로 협력하고 기업이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경제 환경이 필요하다. 청년들에게 필요한 것은 보조금이 아니라 기회다. 공정한 정책은 사적자치의 확대에 기반한 것이다. 재앙을 막는 일은 모든 경제주체가 경제하려는 의지를 강화하는 길밖에는 없다. 풀린 돈이 물가를 올리고 산더미처럼 쌓인 빚은 미래를 앗아간다. 공짜는 없다. 정책의 정상화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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