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G20 "기후 상승 1.5℃ 내로 억제" 합의했지만 탄소중립 시점은 저멀리

2015 파리기후변화협약 합의에서 더 나아가

다만 탄소 중립은 중국, 인도 등 반대로

2050년 대신 '금세기 중반까지'로 대체

개발도상국 대응에 매년 1,000억 달러 지원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31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기자 회견을 연 뒤 단상을 내려가고 있다. /EPA연합뉴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31일(현지 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기자 회견을 연 뒤 단상을 내려가고 있다. /EPA연합뉴스




주요 20개국(G20) 정상들이 지구의 평균 기온 상승 폭을 산업화 전과 대비해 1.5℃ 이내로 억제하고자 공동으로 노력하는 데 합의했다. 2015년 파리기후변화협약의 실천 의지를 재확인한 것으로 평가된다. 반면 구체적 실천 과제에는 진전이 없다는 평가가 나왔다.



G20 정상들은 지난 달 30∼31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정상회의를 한 뒤 이 같은 내용의 공동선언문(코뮤니케)을 발표했다.

정상들은 선언문을 통해 지구 평균기온 상승 폭이 1.5℃ 이내일 때가 2.0℃ 이내일 때보다 기후변화 영향이 더 적다는 데 공감하고 1.5℃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모든 나라의 의미 있고 효과적인 조처와 헌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앞서 2015년 합의된 파리기후변화협약에는 지구의 평균기온 상승 폭을 2℃ 이내로 유지하기로 하고 나아가 1.5℃ 이하로 제한하고자 함께 노력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당시의 합의 내용을 더 진전시켜 1.5℃ 목표에 다가갔다는 평가가 나왔다. 하지만 세부 이행 방안에서는 진전된 합의를 보지 못했다.

가장 의지가 높았던 탄소 배출제로 혹은 탄소 중립 시점을 '2050년'으로 당초 목표대로 못 박는 대신 "금세기 중반까지"라는 문구로 대체됐다.

의장국인 이탈리아를 비롯한 선진국들은 구체적인 목표 시점을 넣자고 주장했으나 최대 탄소 배출국인 중국과 인도, 러시아 등이 강하게 반대하면서 끝내 접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탄소 중립 달성 시점을 2060년으로 제시했고, 인도는 아예 목표 시점을 설정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한 약속이라는 관점에서 러시아와 중국이 기본적으로 나서지 않았다”며 "사람들이 실망할 이유가 있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 /EPA연합뉴스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 /EPA연합뉴스




'탈석탄'과 관련해서는 올해 말까지 각국이 해외에서 추진 중인 신규 석탄발전 프로젝트에 대한 금융 지원을 중단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관심을 끈 석탄발전의 단계적 폐지도 “가능한 한 빨리 이행한다”는 문구만 적시됐다. 선진국들은 2030년대 말까지 이를 달성하자는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하며 개도국들을 설득했으나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다. 화석연료 보조금의 단계적 폐지 역시 중기적 목표를 갖고 이를 추진한다는 다소 모호한 문구가 선언문에 담기는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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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더불어 선진국들이 개발도상국의 기후변화 대응을 돕고자 2025년까지 매년 1,000억 달러(약 117조 원)의 기금을 조성해 지원하기로 한 약속을 이행하겠다는 문구가 선언문에 포함됐다.

보건 부문에서는 올해 말까지 전 세계 모든 국가 인구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백신 접종률을 최소 40% 이상으로 끌어올리고 내년 중반까지 70%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EPA연합뉴스/EPA연합뉴스


기후변화와 관련한 이번 합의 사항을 두고 새로운 진전을 거의 이루지 못했다는 혹평과 함께 이제 출발선에 섰다는 희망 섞인 평가가 동시에 나온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자신의 트위터에 "그동안 가져온 희망들이 충족되지 못한 채로 로마를 떠난다"면서도 "최소한 그 희망들이 꺾이진 않았다"고 강조했다.

올해 G20 의장국 정상으로 정상회의를 주재한 마리오 드라기 이탈리아 총리도 이번 회의 결과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이것이 시작에 불과하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G20 정상들은 대부분 이날 영국 글래스고에서 개막한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COP26)로 무대를 옮겨 구체적인 기후변화 대응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다.


정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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