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7년 창립 50주년을 맞아 ‘뉴 롯데’를 새 타이틀로 내세운 롯데그룹이 변화와 혁신을 향한 도전을 멈추지 않고 있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의 기업가 정신을 이어받아 국내 창업가들을 적극 지원하는 한편 그룹 차원의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롯데벤처스는 지난달 최대 5억 원의 지원금과 25억 원 투자, 실리콘밸리 방문 프로그램까지 포함된 ‘글로벌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을 개시했다. 스무 살의 젊은 나이에 혼자 일본으로 건너가 사업을 시작한 신 명예회장의 창업가 정신을 계승하는 차원에서 국내 스타트업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이번 프로그램을 주최한 롯데벤처스 역시 신 회장이 직접 사재를 출연해 출범한 법인이다. 2016년 롯데액셀러레이터로 출범할 당시 자본금 150억 원 가운데 50억 원을 신 회장의 사재로 출연했다. “롯데를 망하게 할 기업을 찾으라”는 것이 당시 신 회장의 주문이었다. 그만큼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보유한 기업이라면 얼마든지 지원해 성공적인 기업으로 키울 수 있다는 강력한 의지가 반영됐다.
신 회장은 신사업 추진을 위한 담당 조직도 구성해 ‘뉴 롯데’를 향한 변화를 서두르고 있다. 대표적 사례로 롯데지주는 8월 환경·사회·지배구조(ESG)경영혁신실 산하에 헬스케어팀과 바이오팀을 신설하고 40대 상무급 임원을 영입했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헬스와 바이오 시장에 집중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하기 위한 노력이다. 또 경력 직원을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DT)과 신사업 중심으로 채용하며 인력 구성에도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계열사 차원의 경영 혁신 움직임도 강화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7월 탄소 중립 성장 달성과 함께 국내 수소 수요의 30%를 공급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친환경 수소 성장 로드맵 ‘에브리스텝포H2’를 발표하고 수소 사업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롯데는 이 밖에도 홈 인테리어 업계 1위인 한샘 지분 인수에 투자하며 기존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한편 롯데홈쇼핑이 개발한 가상 모델 ‘루시’를 ‘가상 쇼호스트’로 발전시키는 등 메타버스(3차원 가상세계) 사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