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규모(604조 4,000억 원)의 ‘초슈퍼 예산안’ 심사가 시작됐다. 각종 복지 예산과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이 포함된 만큼 정책 사업에 대해 논의할 부분이 많지만 여야는 대선을 앞두고 정치 난타전에만 몰입하고 있다. 특히 내년 대선 때의 표를 의식해 예산안이 당초보다 더 뒤틀릴 수 있다는 우려가 높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1일 전문가의 의견을 듣는 예산안 공청회를 시작으로 문재인 정부 마지막 예산안 심사에 돌입했다. 이번 심사에서 여야의 최대 관심사는 ‘이재명표 공약’ 관련 예산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전 국민 재난지원금 지급과 지역화폐 확대 발행, 손실보상 확대 등 이재명 대선 후보의 공약 이행에 드는 예산을 확보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최고위원 회의에서 이 후보의 부동산 관련 공약을 언급하며 “관련 법이 국회에 발의됐다. 부동산 불법 행위에 대한 관리 감독 강화에 이미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수정·보완을 거쳐 빨리 통과시키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야당이 이 후보의 공약 예산 편성에 반대하는 만큼 합의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야당이 ‘대장동 특검’ 수용을 협상의 지렛대로 삼고 있다는 것도 난항의 한 요소다.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내년 예산안을 12조 원가량 삭감하겠다”며 “현 정부가 외면한 청년 구직자와 소상공인 등 서민들의 고충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릴 수 있는 사업에 (예산이) 증액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야당도 전 국민 재난지원금 등과 맞물린 표심을 의식하는 모습이 포착된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재정 중독’이라고 여당을 비판하지만 선거가 코앞이니 대놓고 반대만 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