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뽑는 당원 투표가 이틀 만에 투표율 54.49%를 기록했다. 4일 자동응답(ARS) 전화 투표까지 마치면 투표율이 70%에 육박할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당원들의 높은 투표율을 놓고 후보들은 당심이 서로에게 향했다고 자신하고 있다.
2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당원 투표율은 이날 오후 5시 기준 54.49%(56만 9,059명 중 31만 63명)를 기록했다. 지난 1일 모바일 투표를 시작한 지 이틀 만에 2차 경선 투표율(49.93%)를 훌쩍 넘긴 것이다. 전날 투표율은 43.82%였다.
국민의힘은 3~4일 이틀간 미투표자를 대상으로 ARS 전화 투표를 진행한다. 전화 투표에서 당원 10%가량이 추가로 투표해 투표율은 최종 65% 내외를 기록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다만 역대급 투표 열기를 감안하면 최종 투표율이 70%에 육박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달 31일 페이스북에서 “투표율 70%를 넘기면 한 달간 탄수화물을 끊겠다”고 약속했다.
국민의힘 후보들은 높은 투표율이 각자에 대한 지지율로 이어지리라 장담했다. 홍준표 후보는 이날 부산역 기자회견에서 “오늘 모바일 투표율이 50%대로 올라갔다”며 “투표율이 60%만 넘으면 당원에서도 홍준표가 압승하는 구도”라고 주장했다. 윤석열 후보 캠프의 이상일 공보실장은 “경선 투표율이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윤 후보 득표율은 더욱더 치솟을 것”이라며 “대선 승리 카드가 누구인지, 어떤 후보가 본선 경쟁력이 강한지 당원들이 다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원희룡 후보 캠프의 박기녕 대변인은 “역대급 경선 투표율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를 잡을 후보인 원 후보에 대한 당심이 반영됐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다만 당원 투표 결과는 열어봐야 안다는 게 중론이다. 6월 11일 전당 대회 뒤 신규 유입된 약 28만 당원들의 표심이 드러난 바가 없어서다. 2차 경선에는 신규 당원 10만 명이 참여했으나 결과가 공개되지 않았다.
2030 신규 당원의 표심을 두고도 분석이 엇갈린다. 홍 후보 측은 여론조사상 2030 지지율 우세를 바탕으로 대다수 2030 당원들이 홍 후보를 찍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유승민 후보는 2030의 표심이 개혁 보수의 상징인 자신을 향할 것으로 본다. 유 후보는 CBS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신규 당원으로) 상당수 수도권이나 젊은 층들이 많이 들어와 저에게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윤 후보 측은 2030이 홍 후보나 유 후보를 주로 찍는다는 근거가 없다고 보고 있다. 또 전체 신규 당원 중에는 윤 후보를 통한 정권 교체를 기대하며 자발적으로 가입한 사람도 상당수라고 판단한다. 윤 후보 측이 현역 의원과 원외 당협위원장 등을 통해 확보한 조직 표의 위력도 상당할 것으로 전망한다. ARS 전화 투표에서 투표율이 많이 올라가는 것도 윤 후보 측이 기대하는 부분이다. ARS 전화 투표에서는 모바일 투표에 익숙하지 않은 중장년층이 투표하기 때문에 윤 후보의 지지율을 높일 것이라는 예상에서다.
한편 3~4일에는 당원 ARS 전화 투표와 함께 일반 국민 6,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가 진행된다. 국민의힘은 당원 투표와 국민 여론조사를 50%씩 반영해 오는 5일 당 대선 후보를 선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