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어른 뭐 좋아하는지 몰라서"…초등생과 중고거래 후기 '훈훈'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초등학교 5학년 학생과 중고물품 거래를 했다는 한 네티즌의 사연이 훈훈함을 자아내고 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훈훈한 당근마켓 거래 현장'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글 내용을 보면 작성자 A씨는 최근 한 중고거래 사이트에 물건을 판다는 글을 올렸고, 이를 본 한 초등학생이 구매을 원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A씨가 공개한 대화 내용에는 해당 학생이 "어른이세요?", "저 아직 어린 초5 잼민이(초등학생을 낮춰 부르는 말)인데", "어떤 분은 잼민이랑 거래 안 한다고 해서요"라고 거래가 이뤄지지 않을 것을 우려했다. 이에 대해 A씨는 "거래하는데 (나이가) 중요한가요"라면서 물건을 팔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A씨는 "멀리 사는 어린 친구라서 내가 사는 곳까지는 못 온다고 했다"면서 "배려하는 차원에서 내가 이 친구의 집 근처까지 가서 물건을 팔았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학생과의 거래 후 5일 뒤 A씨는 중고거래 사이트에 포토 카드를 판매한다는 새로운 글을 올렸는데 같은 학생으로부터 다시 연락이 왔고, 학생은 이번에도 자신이 사는 지역에서 거래를 할 수 있는지를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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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이에 A씨는 "내게도 부담이 되는 거리였다"면서 "첫 거래는 어린 친구를 배려해 가줬지만 이번에는 거래 장소를 조금 조정해볼까 싶었다. 하지만 여전히 멀다고 해서 오늘도 그 장소에 갔다"고 했다.

아울러 A씨는 "거절할 수 있었지만, 아직 어린 친구 마음에 상처라도 날까 싶은 마음에 또 간 것"이라면서 거래하는 물건 뿐 아니라 간식거리와 학생이 좋아하는 연예인 사진을 준비해 건넸다.

약속이라도 한 듯 학생 역시 멀리서 거래를 위해 찾아온 A씨에게 물건값 외에 쿠키와 손으로 쓴 편지, 그리고 캐릭터 스티커 등을 줬다.

학생이 쓴 편지에는 "멀리서 여기까지 와주셔서 감사해요"라며 "넣다 보니 많이 넣었습니다. 어른은 뭘 좋아하는지 모르겠네요. 천사분 거래 감사합니다"라는 내용이 적혀있었다.

이에 대해 A씨는 "돈보다 더 귀한 마음을 받았다"면서 "초등학생의 시선에서 예뻐 보이는 물건을 내게 잔뜩 줬다. 그 마음이 예쁘고 소중해서 심장이 말랑해졌다. 이 친구를 위해 멋진 어른까진 아니어도, 남에게 조금이라도 친절한 어른이 되기로 했다"고 했다.

해당 사연을 접한 네티즌들은 "어른 마음씨도, 아이 마음씨도 훈훈하다", "초등학생이지만 인격적으로 대한 어른도, 상대방 배려에 감사할 줄 아는 아이도 너무 멋있다", "이렇게 훈훈한 중고거래 후기는 오랜만", "앞으로 서로에게 힘이 되는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 등의 반응을 이어갔다.


김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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