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VIP오픈을 시작으로 7일까지 대구 엑스코(EXCO)에서 열린 대구아트페어가 역대 최대인 98억원의 판매 실적을 달성했다. 대구화랑협회가 주최하는 ‘대구아트페어’는 지역 신진작가 발굴·육성을 목표로 한 대구미술협회의 ‘청년미술프로젝트’, 지역 6개 미술대학의 ‘대구권미술대학연합전’과 함께 '2021 대구아트스퀘어’라는 이름으로 열렸다.
주최측은 8일 폐막보도자료를 통해 “코로나19로 관람 여건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관람객 1만4,000명, 판매실적 98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대구아트페어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예술경영지원센터가 진행하는 ‘아트페어 평가제도’에서 키아프서울(KIAF SEOUL)과 아트부산에 이어 3위를 차지한 바 있는 아트페어다. 역대 매출은 40억원대 이하였으나 미술시장 활황을 맞은 올해 행사는 예년의 2~3배 수준에 달하는 매출을 이뤄냈다. 지난 5월에 열린 아트부산이 350억원, 지난달 열린 키아프서울이 65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바 있다.
올해 대구아트페어에는 5개국 126개 화랑이 참가해 약 5,000여점의 작품을 선보였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참여화랑을 69곳으로 제한한 것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참가부스가 증가했고, 지난 4월 개장한 엑스코 동관에서 개최해 전시장 규모(1만5,054㎡)도 1.5배 확대됐다. 대구·경북지역 화랑 32곳 외에 서울·경기지역 화랑이 71곳 참여하는 등 지역행사로 치우치지 않은 수준높은 전시를 보여줬다는 평가다.
한국 아방가르드 미술의 선두주자인 이건용, ‘단색화’의 맥을 잇는 남춘모·김택상 등을 선보이는 리안갤러리는 아트페어 개막 전에 이미 선주문이 몰렸고, 솔드아웃(완판)된 작품을 걸 수 없어 현장에서는 알렉스 카츠 등의 작품을 선보였다. 국제갤러리도 루이스 부르주아의 6억원대 조각과 우고 론디노네의 3억원대 회화 등을 첫날 판매했다. ‘단색화’ 대표작가 하종현의 작품도 3억원에 새 주인을 찾아갔다.
하지만 키아프서울과 같은 열기는 다소 가라앉고, 한결 차분해진 분위기 속에 페어가 진행됐다. 오히려 관람 자체에 집중하기 좋은 환경이었다는 호평도 있었다. 한 대형화랑 관계자 A씨는 “최근 미술시장을 달구고 있는 젊은 관람객들보다는 40~50대 이상의 기존 고객층이 더 많이 보였다”고 했고 또다른 갤러리스트 B씨는 “키아프 직후라 그런지 구매 고객이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고 전했다.
올해 대구아트페어는 대구미술관과 협력해 대구미술의 역사성을 조명할 수 있는 특별전 ‘대구근대미술의 기린아’를 개최했다.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의 ‘이건희 컬렉션’ 기증으로도 유명한 이인성을 비롯해 이여성, 석재 서병오, 죽농 서동균 등 대구 출신 미술가 13명의 작품 19점을 선보이며 근대미술의 뿌리를 이룬 대구미술의 예술적 자부심을 끌어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