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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크아웃 우려 과도했나…"다시보자 철강주"

車·조선 등 전방업체 수요 '탄탄'

美 수입제한 완화 움직임도 호재

中, 부동산개발 자금조달에 숨통

포스코 1.9%·문배철강 7% 올라

"철강 수요 바닥 지날 가능성 커"





이달 들어 부진했던 철강주가 다시 부상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간의 피크아웃(고점 통과) 우려가 과도했다는 인식이 힘을 얻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자동차·조선·건설 등 주요 전방 업체의 수요가 내년에도 이어지고 있고 세계 최대 철강 생산국인 중국의 수요 둔화 우려도 점진적으로 해소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3일 포스코(POSCO(005490))는 전일보다 1.96% 오른 28만 6,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29억 원, 119억 원을 팔아치운 가운데 기관이 78억 원을 사들이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철강 가공·판매·유통사들의 주가도 상승세를 탔다. 문배철강(008420)은 7% 올랐으며 아주스틸(139990)(5.5%), NI스틸(008260)(3.8%), 한국특강(007280)(3%), 세아홀딩스(058650)(2.8%) 등도 강세였다.



이날 철강주들이 일제히 뜀박질을 한 것은 우리 정부의 미국 철강 쿼터 재협상 요구 소식이 전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32조는 외국산 수입 제품이 미국 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되면 긴급하게 수입을 제한하거나 고율 관세를 매길 수 있도록 한 조항이다. 미국은 이 법에 근거해 유럽연합(EU)과 일본 등에 철강 관세 25%를 부과하고 우리나라에는 연간 대미 철강 수출 물량을 3년(2015~2017) 평균의 70%로 제한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이 조치가 완화되면 대미 수출길이 넓어질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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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주를 짓눌렀던 피크아웃과 같은 근원적인 우려가 옅어진 점도 한몫했다. 특히 세계 최대 철강 생산국인 중국의 수요 둔화와 같은 구조적 위험 요인이 해소되는 분위기다. 중국 철강 수요는 헝다그룹 위기를 기점으로 크게 위축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최근 중국 정부가 부동산 개발 업체들의 자금 조달을 허용하는 등 규제 완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헝다가 진행 중이던 63개 건설 프로젝트가 재개되기도 했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지방정부 특수 목적 채권 발행 규모를 고려할 때 내년 상반기 중국의 인프라투자 모멘텀 역시 기대할 수 있다”면서 “중국 철강 수요는 현재 바닥을 지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중국의 철강 감산 기조가 유지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중국의 10월 조강(쇳물) 생산은 7,158만 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3% 감소했다. 이로써 10월 누적 생산량은 전년 동기 대비 0.7% 감소한 8억 8,000톤을 기록했다. 중국이 조강 생산량을 줄였다는 것은 전체 철강 제품 생산의 감소를 의미한다. 국내로 유입되는 값싼 중국산 철강재가 줄면 국내 철강사들은 가격 협상력이 생겨 실적이 개선될 수 있다.

자동차·조선·건설 등 국내 전방 산업의 철강 수요도 철강 업체 실적의 지렛대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영중 포스코 마케팅전략실장은 지난달 열린 콘퍼런스콜에서 “자동차 수요가 증가하고 있어 내년 상반기까지 판매 호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며 조선소들 역시 전년 동기 대비 수주 규모가 4배 늘어 슈퍼사이클에 진입한 상태”라고 평가했다. 유진투자증권은 포스코와 현대제철(004020)의 내년 영업이익이 올해 대비 1.3%, 12.3%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철강산업의 내년 전망도 밝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지난달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전 세계 철강산업이 선진국의 회복세 지속과 개도국의 모멘텀 개선에 따라 안정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봤다. 글로벌 철강 수요는 올해 18억 7,400만 톤에서 내년 19억 2,100만 톤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방민진 연구원은 “올해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수요 회복은 예상보다 강한 상황"이라며 “특히 내년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앞두고 있는 미국과 유럽연합의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한동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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