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수 트렌드로 침체의 길을 걷고 있던 위스키 시장이 오랜만에 활짝 웃었다. 위스키를 탄산과 섞어 마시는 '하이볼' 트렌드와 집에서 직접 만들어 즐기는 '홈텐딩' 문화가 MZ세대 사이에서 퍼지면서 관련 소비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와일드터키, 글렌그란트, 캄파리 등 프리미엄 수입 주류를 유통하는 트랜스베버리지는 올해 들어 10월까지 매출이 주종에 따라 전년 대비 최대 4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30일 밝혔다.
대표적으로 버번 위스키인 와일드 터키 매출은 359% 증가했고, 스카치 위스키 글렌그란트 매출은 283% 늘었다. 위스키 외에도 이탈리아 리큐르 캄파리와 아페롤의 매출도 각각 284%, 214% 급등했다. 트랜스베버리지 관계자는 "위스키뿐만 아니라 국내에선 아직 생소한 리큐르 등 수입 주류 전반으로 소비자 관심이 확대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수입 주류가 급격한 성장세를 보이는 것은 MZ세대 덕분으로 풀이된다. 과거 중년층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양주를 탄산과 섞어 마시는 '하이볼' 트렌드와 집에서 직접 만들어 즐기는 '홈텐팅' 문화가 MZ세대 사이에서 확산됐기 때문이다.
실제 트랜스베버리지가 지난해 출시한 ‘캄파리 홈텐딩 키트’의 경우, MZ세대 사이 입소문을 타며 출시 첫날 모두 품절된 바 있다. 또 자신만의 칵테일 경험을 SNS에 인증하는 ‘캄파리 로드 캠페인’을 비롯해 ‘네그로니 위크 한정판 키트’, ‘와일드 터키 101 미니어처 패키지’ 등 MZ세대 취향을 적극 반영한 마케팅 활동이 매출 증가에 주효하게 작용했다.
집에서 술을 즐기는 ‘홈술’ 문화도 매출 증가의 또 다른 원인으로 꼽힌다. 트랜스베버리지의 주요 브랜드(와일드 터키, 글렌그란트, 캄파리, 아페롤)의 경우, 마트나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가정용 주류 매출이 전년 대비 최대 1,492%까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이는 집에서 자유롭게 술을 즐기게 되면서 맛과 주종의 선택권이 넓은 수입 주류로 눈을 돌린 것으로 풀이된다.
트랜스베버리지 관계자는 "MZ세대 중심으로 새로운 술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몇몇 인기 브랜드의 경우 품귀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며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프리미엄 주류 시장 확대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