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를 마지못해 배우는 외국인은 없어요. 한국어를 배워 한국에 꼭 오고 싶어 하는 이들에게 세계 어디서든 제대로 공부할 수 있도록 온라인 교육 기회를 제공하겠습니다.”
한국어 교육 사이트 ‘톡투미 인 코리안(Talk To Me In Korean)’을 운영하는 지나인(G9)의 선현우(41·사진) 공동대표가 최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외국인의 시각에서 한국어 공부의 어려움이 무엇인지 파악해 학생에게 다가가는 교육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톡투미’는 영어로 한국어를 가르치는 웹 서비스다. 현재 전 세계 회원 수는 120만여 명. 190여 개국에서 주로 20~30대 외국인들이 사이트에 접속해 한국어 강의를 듣는다. 지난 2009년 사이트 개설 이후 누적 강의 조회 수는 1억 5,000만여 건에 달한다. 선 대표는 “한국에 와서 한국어를 배울 기회를 갖는 사람은 극소수인 만큼 나머지 대다수 외국인을 위한 온라인 공부방이 필요하다는 생각에서 시작했다”고 말했다.
직접 강사로도 뛰는 선 대표는 학생들이 강의당 5~15분 분량을 듣고 문장을 익히도록 반복 연습을 유도한다. 그는 “외국인들이 한글은 쉽게 깨우치는 편이지만 실제 한국어 구사 능력을 높이려면 다른 언어처럼 학습 시간을 늘리는 게 핵심”이라며 “한 번이라도 더 듣도록 강의 콘텐츠를 구성하는 데 힘을 쏟는다”고 설명했다. 실생활 회화 능력을 키우는 것도 핵심 목표다. 가령 ‘감사합니다’라는 말에 ‘천만에요’처럼 과거 시중 교재에서는 나오지만 일상에서 쓰지 않는 말이나 이유 등도 설명해준다.
그는 “하루 평균 4만~5만 명이 접속하고 이 가운데 월 12.99달러(약 1만 5,000원)의 구독료를 내고 심화 복습하는 유료 회원도 적지 않다”며 “초급부터 고급까지 1,500여 개의 강의 콘텐츠를 갖춘 게 강점으로 부각된 덕분”이라고 소개했다. 실제 ‘톡투미’로 공부해 한국어능력시험(토픽) 등에서 올린 성과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입소문을 타면서 관련 유튜브 구독자 수는 130만 명, 인스타그램 팔로어도 20만여 명에 이른다. 40여 종의 교재는 전 세계에서 100만 부 가까이 팔렸다.
선 대표는 한국어 열풍에 한류 영향이 적지 않음은 인정하지만 신규 브랜드들의 진출에는 좀 더 체계적인 시장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화제작 ‘오징어 게임’ 이후에도 회원 수는 급격히 늘지 않았다”며 “현재는 전반적인 한국 문화 인지 단계일 뿐 관심 단계를 거쳐 곧바로 수요로 연결되지 않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고려대에서 프랑스어를 전공한 선 대표는 그 흔한 유학 경험도 없이 영어를 마스터한 언어 능력자다. 재학생 때 외국인 유학생들과 교류를 넓히면서 10여 개의 한국어 사이트·블로그를 개설한 후 ‘다국어 모임’에서 만난 현 최경은(41) 공동대표와 함께 2009년 지나인을 세웠다. 최 대표도 국내파 강사진들과 함께 온라인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선 대표는 “강의하면서 영어 실력도 함께 늘어난 한국인 강사들을 지켜본 외국인들이 한국어 공부에 용기를 얻기도 한다”며 “강사와 학생 간의 유대감을 지속하는 것이 앞으로 과제”라고 말했다.
선 대표는 내년 회원 수를 200만 명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그는 “한국어 교육의 부족한 영역을 메우는 새로운 프로젝트도 구상 중”이라며 “보다 많은 외국인에게 콘텐츠를 제공하기 위해 온라인 교육에만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