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함께 범인 찾고 MBTI로 궁합보고…데이팅앱도 '자만추'로 진화

틴더, 추리물 '스와이프 나이트' 출시

시그널은 MBTI 기반 궁합률 보여줘

온라인 실시간 데이트 하는 서비스도

지난해 데이팅앱 시장 전년比 15%↑


사진이나 스펙을 보고 상대방을 정하는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이른바 ‘자만추(자연스러운 만남 추구)’를 돕는 데이팅앱 서비스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함께 미션을 해결하는 이색 이벤트를 열어 자연스럽게 친해지는 기회를 만들거나, 성향을 나타내는 지표를 통해 서로 간의 공통 분모를 찾고 내적 친밀감을 쌓게 하는 등 차별화를 꾀하는 것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1등 데이팅 앱 틴더는 최근 추리물을 풀어가며 친목을 도모하는 ‘스와이프 나이트: 킬러 위크앤드’를 출시했다. 스와이프 나이트는 틴더의 인터랙티브 어드벤처 시리즈로 주요 사건마다 이용자가 주인공이 돼 어떤 선택을 할 지 결정하고 각기 다른 스토리를 진행하는 1인칭 쌍방향 콘텐츠다. 예를 들어 비명 소리가 들릴 때 ‘소리가 난 곳으로 가 본다’, ‘도망간다’ 중 하나를 선택을 하는 것이다. 이번에 나온 스와이프 나이트는 살인 사건을 소재로 한 추리물 콘텐츠다. 이용자들은 에피소드마다 다양한 선택을 하며 각기 다른 공간과 단서를 발견하고 범인이 누군지 추리한다. 이 과정에서 회원들끼리 생각을 나누고 용의자를 좁혀가며 친해질 수 있다. 틴더의 ‘둘러보기(explore)’ 기능을 통해 스와이프 콘텐츠에 참여한 다른 이용자를 찾을 수도 있고, 각 선택을 기반으로 틴더가 잘 맞을 것 같은 회원들을 매칭해 주기도 한다. 틴더 측은 처음 보는 사람과도 어색함 없이 대화를 이어갈 수 있게 하기 위해 스와이프 시리즈를 내놓았다고 설명했다. 카일 밀러 핵심 프로덕트 경험부문 부사장은 “내가 어떤 경험, 어떤 선택을 하는지와 같이 무엇을 하느냐도 나를 표현하는 중요한 요소”라며 “스와이프 나이트는 대화를 잘 하는 사람들이 더 돋보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관심사 기반 친구 찾기 앱인 ‘시그널’도 지난 8일 ‘마이어스 브릭스 유형 지표(Myers-Briggs Type Indicator)’를 기반으로 한 ‘갓생궁합 테스트’ 서비스를 출시했다. 최근 젊은층 사이에서 유행인 MBTI는 개인의 특성을 △외향·내향 △감각·직관 △사고·감정 △판단·인식 등 4가지 지표에 따라 16개 유형으로 분류하는 심리검사의 한 방법이다. 시그널을 운영하는 게임·콘텐츠 개발사 슈퍼진은 이용자들이 최대 12개 질문에 응답한 뒤 자신의 MBTI 유형을 확인하고 이를 기반으로 궁합이 맞는 친구를 추천받거나 찾아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소개했다. 회원들 간의 궁합률을 보여줘 상대방과 잘 맞을 지 혹은 노력이 필요한 지 알려주는 것이다. 나영채 슈퍼진 공동대표는 “기존 MBTI를 최대한 간편하고 MZ세대(10~30대)의 기호와 눈높이에 맞게 변화를 줬다“며 “이번 ‘갓생궁합 테스트’로 ‘코드 맞는 친구 찾기’라는 시그널 앱 본연의 목적을 잘 살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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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피스트의 데이팅앱 ‘글램’은 온라인에서 실시간 만남을 가질 수 있는 ‘라이브 데이팅’을 선보였다. 앱에서 회원들끼리 직접 얼굴 보고 소통하는 스트리밍 서비스다. 글램 측은 “기존 소셜 네트워크와 데이팅 서비스는 서로의 사진을 보거나 채팅을 통해 오프라인에서 만나는 방식을 취했다”며 “글램도 마찬가지였지만 기존 방식에 한계를 느꼈고 이용자들이 심심하거나 외로울 때 즉시 소통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면 더 빠르고 즐겁게 멋진 관계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고 설명했다. 글램은 앞으로도 첫 대면 자리에서 게임을 통해 어색함을 빨리 없앨 수 있는 콘텐츠를 확대할 계획이다. 글램 관계자는 “예를 들면 밸런스게임이나 젠가, 진실게임, 상대방 예측하기 등 다양한 라이브 콘텐츠를 통해 다양한 재미를 제공하려 한다”고 전했다.

데이팅 앱 시장은 코로나19 확산과 맞물려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직접 만남을 갖기 어려운 환경이 되며 앱을 통해 친구, 연인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데이터 분석 전문업체 앱애니에서 발간한 ‘모바일 현황 2021’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해 데이팅 앱 시장의 이용자 지출액은 전년 대비 15% 증가한 30억 달러(약 3조5460억 원)를 기록했다. 만남이 성사되면 앱을 지운다는 서비스 특성상 데이팅 앱은 이용자 지출 규모가 시장을 평가하는 중요한 척도다. 이중 국내 이용자들은 데이팅 앱에 약 830억 원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는 데이팅 앱 서비스가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은 만큼 계속해서 시장이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박현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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