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물적분할' 포스코, 위축된 투심 회복할까

기관 투매 나서며 주가 상승세 꺾여

자회사 상장 의구심에 변동성 관측

일각선 기업 디스카운트 해소 의견





포스코가 투자지주사-철강사업회사로 회사를 쪼개는 물적 분할을 결정하며 앞으로의 주가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포스코 측은 물적 분할은 해도 철강 자회사 상장은 계획에 없다며 주주들을 달래고 있지만 이사회 당일 기관 투자자들이 강한 매도세를 보이는 등 단기 투자 심리는 얼어붙은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자회사 상장만 없다면 ‘복합 기업 디스카운트(할인)’가 해소돼 오히려 기업 가치의 전반적 상승을 이룰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지만 결국 자회사 상장에 대한 의구심이 해소되지 않는 한 주가는 변동성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10일 이사회를 열어 포스코를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존속법인)와 철강사업회사인 포스코(신설법인)으로 나누는 안건을 의결했다. 분할 방식으로는 지주사가 사업회사의 지분 100%를 보유하는 물적 분할 방식을 택했다. 지주사인 포스코홀딩스는 상장사로 유지하고 철강사업회사인 포스코를 신설해 비상장 자회사로 두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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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의 반응은 좋지 않았다. 이사회에서 분할 안건이 결정된 10일 포스코의 주가는 전거래일 대비 4.58%(1만 3,500원) 급락한 28만 1,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포스코는 분할 안건이 처음 알려진 이달 초부터 이사회 전날인 9일까지 7거래일 연속 꾸준히 상승하며 13%나 주가가 올랐지만 10일 기관 투자가가 포스코를 878억 원치 팔아치우는 등 물량을 쏟아내며 상승세가 꺾였다. 특히 기관 투자자에는 포스코 지분 9.75%를 가진 국민연금과 5.23%를 보유한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 등이 포함돼 있어 시장의 투자 심리가 얼어붙었다.

전문가들은 포스코가 분할 방법으로 물적 분할 방식을 택한 것이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이종형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론적으로는 어떤 방식으로 분할되던 기업가치가 동일하지만, 기존 포스코 주주 입장에서 볼 때 분할 후 두 회사 주식을 모두 직접 보유하게 되고 포스코가 보유 중인 자사주(9.9%) 가치 중 일부가 기업가치에 반영되는 계기가 되는 인적 분할 방식이 좀 더 긍정적일 것”이라며 “특히 물적 분할 후 사업회사가 상장 등을 통해 보유지분 일부를 제 3자에 팔아 자금을 조달한다면 기존 포스코 주주와 분할 후 지주회사는 사업회사에 대한 지분율이 희석돼 주주 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는 비상장 자회사로 전환할 포스코의 상장 계획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증권업계는 이 부분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해소되기 전까지는 주가가 변동성을 보일 수 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다만 포스코가 약속한 것처럼 ‘상장 지주사-비상장 사업회사’ 체제를 유지한다면 중장기적으로 기업 가치 상승을 기대해볼 만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철강과 신사업이 복잡하게 얽힌 사업체계 탓에 전체 기업가치가 개별 사업가치의 합산 대비 낮게 평가받는 ‘복합 기업 디스카운트’를 해소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물적 분할을 해도 신설법인을 상장하지 않는다면 ‘더블 카운팅(이중 상장)’에 따른 할인 등의 기업가치 훼손이 발생하지 않는다”며 “이 경우 회사 분할은 과거 철강사업에 희석되고 묻혔던 지주사의 신성장 사업에 대한 가치가 제대로 반영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포스코의 지주사 전환은 내년 1월 28일 열릴 주주총회에서 확정될 전망이다.


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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